건축주, “현재 있는 상태 그대로 보호하면서 건축하겠다” 약속

음성군 소이면 금고리 마을을 지키는 왕버들나무의 모습.
마을주민들과 건축주, 군 관계자들이 함께 왕버들나무를 살리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 320년이 넘은 마을 보호수(왕버들나무)를 지켜달라는 마을 주민들의 민원이 커지고 있다.

음성군 소이면 금고리 249-2번지에는 왕버들나무가 오랜 세월 마을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이 왕버들나무 인근에 도서물류창고가 건축허가를 받으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주민들은 “32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결 같이 마을 지키는 보호수가 훼손 될 위험에 처했다”며 “군에서 보호해야 할 나무 근처에 건축허가가 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5일 오후 4시 군 산림녹지과와 건축과 관계자와 건축주, 나무은행 관계자, 마을주민들이 모여 왕버들나무를 지키기 위해 대화를 나눴다.

오상윤 녹지공원팀장은 “음성군에서 보호하고 있는 보호수는 모두 88그루고 보호수의 외과수술이나 가지치기 등에 들어가는 예산만 1년에 3000만원에서 4000만원 정도”라며 “금고리 왕버들나무도 이들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도 역시 왕버들나무 가지치기 등 계획이 잡혀 있었다”며 “그러던 중 보호수 옆에 건축허가가 나서면 이장님과 군, 나무은행, 건축주가 지난 4월11일께 왕버들나무 살리는 방법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나무은행 관계자는 “현재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왕버들나무를 살릴 수 있다”며 “보호수를 보호하면서 안전하게 건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축주 A씨도 “왕버들나무를 온전히 보호하겠다”며 “군 관계자와 이장님도 알겠지만 왕버들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땅 경계선에서 5미터나 뒤로 후퇴했다. 이 마을 사람으로 절대 왕버들나무를 훼손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마을사람들은 도서물류창고를 성토해 건물이 들어서기 때문에 비가 왔을때 배수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해결책을 요구했다.

이길동 군 개발행위팀은 “현재 소이면에서 배수로공사와 관련 설계에 들어갔다”며 “설계가 끝나면 예산이 배정돼 오는 6월 정도면 배수로 공사가 끝날 것”이라고 대답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보호수 관리는 지방자치단체에 이첩돼 있다”며 “군의 조례나 법률에 따라 관리된다”고 말했다. 음성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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