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 청주시 흥덕구 건설과 주무관

(동양일보) 어느덧 따뜻한 봄기운이 완연하다. 따사로운 햇살에 나른해지는 스스로를 다잡으며 올바른 공직자상에 대해 생각해 봤다.

지난해 말 청렴도 하위권 탈출을 위해 다양한 묘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청주시는 2년 연속 4등급에 그치면서 불명예를 안았고 많은 시민들의 눈총을 샀다. 청렴, 청렴, 청렴... 공직에 들어와서 누누이 들어왔던 말인데 공직에 1년 3개월 남짓 있으며 청렴을 지키기란 확고한 신념을 갖지 않고는 힘든 일인 것 같다.

‘청백리(淸白吏)’라는 말만 봐도 알 수 있다. 청백리란 조선시대의 이상적인 관료상으로, 청렴하고 강직한 신하에게 의정부에서 내리는 칭호였는데 관리로서 청백리의 호칭을 받는 것은 대단히 큰 영예로 간주됐다. 오죽했으면 전해져오는 말이 1대가 청백리 되는 일이 3대가 영의정을 역임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할 정도였다니 말이다.

민원인을 상대하는 일만 해도 “내가 공무원 출신이라서 잘 아는데 과장한테 얘기 한 번 하면 다 해결된다.”, “내가 시장이랑 잘 알고 지내는 사이인데 처리를 해주지 않으면 시장을 찾아가겠다”라는 식으로 학연, 지연, 혈연을 운운하며 아직도 청탁이 ‘만능 키’라고 여기는 인식이 팽배한 것 같다.

그러나 법과 규정에 따라 행정 절차를 이행해야 하는 공무원이 고위 간부들의 말 한마디에 휘둘린다면 어찌 청렴한 공직사회라 할 수 있으며, 청렴한 공무원이라 할 수 있겠는가. 무심코 남에게 베푼 호의 또는 남에게 건넸던 말 한마디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부당한 일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 자신의 말과 행동이 공직자로서 적합한 것인지 항상 주의해야 한다.

실무자들도 민원 해결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복지부동(伏地不動)의 태도를 보여선 안 되며, 전례를 무조건적으로 따라가는 관행 또한 타성에 빠지지 않고 충분히 검토해 올바르게 처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더불어 청렴을 실천하는 일이 큰 것에서 비롯하지 않고 공적인 물건을 자신의 물건처럼 아껴 쓰는 일, 검소한 생활을 하는 일, 품행을 단정히 하는 일처럼 작은 일에서 실천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현재까지도 공무원 또는 공무원 신분에 준하는 자에 대해서 뚜렷한 공적이 있고 공직자로서 귀감이 될 만한 경우에는 청백리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잊지 말아야 할 덕목, 초심을 다잡기 위해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청백리 정신’을 다시금 본받아 청렴한 공직자의 자세를 지켜 공직사회의 품위를 지키고, 시민에게 신뢰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공직을 벗어나더라도 청렴한 삶을 살아가기를, 또한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해져 모두가 청백리상을 받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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