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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전화도 의심해야 하나” 폭증하는 보이스피싱
“112 전화도 의심해야 하나” 폭증하는 보이스피싱
  • 이도근
  • 승인 2019.05.20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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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피해액 역대 최대 4400억원…올해도 증가 추세 원격조종 앱 등 신종 수법도…발신번호 변경·조작 ‘주의’ 정부, 전국민에 ‘예방 문자’…지연인출시간 연장도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1. 지난 2월 자영업자 A씨는 ‘1577-○○○○’ 번호로 걸려온 솔깃한 전화를 받았다. 한 캐피탈의 대출전용 앱을 설치하고 유명 신용카드 회사의 카드론을 받아 곧바로 상환하면 신용등급이 상승해 모바일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급전이 필요했던 A씨는 카드론을 받아 상담원이 알려준 계좌로 500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캐피탈에선 연락이 없었다.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한 것이다. A씨가 설치한 앱도 전화를 가로채는 악성 앱이었다. 이 앱이 깔리면 카드사는 물론 경찰서, 금융감독원 등의 대표전화로 전화를 걸어도 모두 사기범 일당에게 연결된다.

#2. B씨는 ‘416달러 해외결제’라는 카드회사 명의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결제한 적 없는 내용이어서 발신 번호로 전화하자 자신을 카드회사 안내원으로 소개한 사람은 카드 부정사용 신고가 접수돼 경찰로 이첩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이후 경찰과 금융감독원 직원이라는 사람이 연락해 B씨에게 “조치가 필요하다”며 서포트 앱을 설치하라고 유도했다. 문제의 앱은 B씨의 휴대전화를 원격조종해 카드사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계좌이체 등으로 모두 1억9900만원을 빼돌렸다.



서민을 울리는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매년 2000억원 안팎에 머물던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4400억원에 달했고, 올해도 폭증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이스피싱 (잠정) 피해액은 1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2444억원, 2016년 1924억원, 2017년 2431억원 등 매년 2000억원 안팎이던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지난해 상반기 1802억원에서 하반기 2638억원으로 급증, 역대 최대인 4400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추세라면 올해 피해규모가 6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커진 것은 ‘대출빙자형’ 금융사기가 통계에 포함되면서부터다. 실제 피해유형도 대출빙자형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신규 또는 저금리 전환대출을 가장해 수수료나 대출금을 편취하는 수법이다.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인 정부기관·지인 등 사칭형 피해는 30% 안쪽에 그치고 있다. 이 중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메신저를 활용한 이른바 ‘메신저피싱’이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216억원으로 전년(58억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에는 전화 가로채기 앱, 원격조종 앱을 동원한 신종 보이스피싱이 늘고 있다. 자금세탁 방지 명분 등으로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하는 사례도 있다. 이런 앱을 설치하면 피해자가 국가기관이나 금융회사에 확인하는 전화를 가로챌 수 있고,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원격조종해 돈을 빼돌릴 수도 있다.

‘물품대금 대신 전달’ 명목으로 자신의 계좌에 이체된 돈을 사기이용계좌로 송금해 보이스피싱에 연루되거나, ‘구매대행 알바’라고 속여 자신의 계좌에 이체된 돈을 이용해 상품권 구매를 대행하게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출처가 불분명한 앱은 절대 설치하지 말라”며 “112(경찰), 02-1332(금융감독원) 등에서 걸려온 전화도 발신번호를 변경·조작한 것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만에 하나 보이스피싱 사기에 낚여 돈을 송금한 경우에는 ☏112나 해당 금융회사에 유선·서면으로 지급정지를 신청하면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지연인출제’ 인출지연시간을 1시간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은행자료를 검토해 피해방지 효과를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연인출제는 건당 100만원 이상 현금 입금되거나 이체된 계좌에서 ATM기기와 같은 자동화기기를 통해 현금카드 등으로 출금할 경우 30분간 출금을 지연시키는 제도다. 보이스피싱 사기범에 속아 돈을 송금하더라도 30분 이내에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과 합동으로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의 하나로 지난 16일부터 한 달 간 공익광고와 안내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문자메시지도 발송되고 있다. ‘매일 30명, 10억원 피해 발생! 의심하고 전화끊고! 확인하고!’라는 내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은 성별, 연령, 지역과 무관하게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만에 하나 피해를 당해 돈을 송금했다면 경찰이나 금융사로 연락해 피해를 신속히 구제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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