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완 충북도 체육진흥과장

 

민영완 충북도 체육진흥과장

(동양일보) 연 초에 불어 닥친 잇 다른 체육계 성폭력 사건 소식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드렸다. 체육계 미투로 번진 엘리트 스포츠 병폐가 드러난 것이다. 특히 빙상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 상습 폭력과 전 유도선수 신유용 성폭력 사건은 체육계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놨다. 과정이야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관용되고 용납되는 대한민국 체육계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이에 정부는 부처 합동으로 범 정부대책을 내놓았다. 민․관이 주축되는 ‘스포츠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체육계 구조개혁 10대 중장기 과제를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는 게 핵심이다.

좀 더 들여다보자. 먼저 성적지상주의 선수훈련 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합숙훈련과 선수‧지도자 사이 도제식 훈련 방식을 개선하고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양성하기로 했다. 특히 소년체전과 전국체전 고등부 통합하여 ‘학생체육축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국제대회 우수성과 선수‧지도자 특혜 지원제도 개선과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 검토로 엘리트 위주 선수 육성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스포츠 공정문화 정착을 위한 제도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체육단체 운영에 선수와 지도자가 직접 참여토록 하고, 체육단체 비리 전수조사, 비리 처벌 규정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아울러 지도자 비위경력 등 인사검증제도 도입과, 불균형 성별 체육지도자 해소를 위해 자격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이 지방체육회장 겸직을 금지하도록 국민체육진흥법을 개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이러한 체육계 개선책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로 나고 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으로 체육계 일부 잘못된 관행이나 행태를 개선하려다 되레 선수 관리 소홀로 조직력 약화나 경기력을 떨어뜨리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다.

하지만 우려는 우려일 뿐 법이나 제도 개선은 시행을 통해 다시 다듬어지고 고쳐지면서 완성도를 높여가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아무리 규정을 개정하고 제도를 뜯어고쳐도 체육계 의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한마디로 ‘공염불’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핵심은 체육계 의식을 전환하려면 반드시 ‘청렴’해야 한다. 시대 흐름도 그와 같거니와 공정하고 깨끗한 스포츠 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반드시 청렴해야한다. 청렴이 곧 공정성이다.

청렴하면 스포츠 공정성은 자연스럽게 확보된다. 청렴한 곳에 비정상적 관행인 경기단체 사유화, 그러니까 가족․친지 등 지인을 중심으로 이사회를 구성해 협회장을 추대하거나, 임원 장기재직을 통해 사익을 추구하고 자기 멋대로 조직을 운영하는 문제가 발붙일 수 없다.

특정 학교 연고자를 중심으로 한 파벌주의 문제도 없어진다. 돈이 오가면서 벌어지는 추악한 심판 편파판정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청렴이 스포츠 기본정신인 공정성을 담보해 주는 것이다.

스포츠는 100세 시대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민의 기본권이다. 또 충북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갖고 있다. 실제로 그간 충북체육은 도민들에게 많은 기쁨과 자부심을 주며 큰 성과를 발휘해 왔다. 전국체전 2위, 전국장애인체전 1위,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 10연패 등을 손꼽을 수 있다.

그런 가운데도 체육계 일부 비정상적인 관행과 파벌주의는 충북 체육을 뒷걸음질 치게 만들었다. 163만 충북도민의 염원을 담은 ‘체육강도(强道) 충북’ 실현은 거저 이루어지지 않는다. 청렴이 든든하게 뒷받침될 때 ‘체육강도(强道) 충북’ 실현을 앞당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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