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요 27일 재벌구이 과정 공개…1년에 3번뿐인 작업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정통적인 방법으로 도자기를 굽는 옥천군 군북면 소정리의 ‘옥천요(窯)’가 27일 재벌구이 과정을 공개한다.
옥천요는 지난 20일 여섯 봉우리 세 칸짜리 전통 장작 가마에 불을 지폈다.
가마 안에는 이곳 주인장 담월 이숙인 도예가가 국산 원토를 사용해 50일 동안 빚어 온 다완, 화병, 굽접시 등 작품 1200여 점이 들어갔다.
이날 작업은 초벌구이다. 가마 온도는 800~900℃로 이 안에서 대략 5~6시간 정도 구워지면 성형된 흙이 가지각색으로 변한다.
화력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가스나 전기 가마와 달리 온도와 바람 등에 영향을 받는 전통 장작가마에서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색이다.
전통 장작가마는 인근 보은, 영동, 대전 등을 둘러봐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 씨는 몸이 고단해도 이런 전통방식을 고집하는 여류 도예가다.
원토(原土)는 경남 산청과 하동, 경기 여주 등 흙 좋기로 소문난 곳에서만 가져 온다. 유약의 재료가 되는 흙도 충북 단양과 충남 서산 등에서 받는다.
이렇게 좋은 흙을 재료로 물레를 사용해 성형을 하고 굽깎기를 해서 여러 날 말린 후 초벌구이에 들어간다.
이어 가마에서 구워진 자기를 모두 꺼내 겉에 묻은 재를 털고 유약을 바른 다음 재벌구이를 위해 또다시 가마에 차곡차곡 쌓는다.
재벌구이 때의 가마 온도는 1200~1300℃ 정도다. 이때는 화력을 높이기 위해 3년 이상 건조된 소나무만을 사용한다.
흙이 불을 만나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작품들이 탄생하는 과정이다.
이 씨와 그의 아들이자 전수자인 최석호씨는 고된 작업이지만 매년 3번 정도 전통 장작가마를 이용해 자기를 굽는다.
이숙인 도예가는 “오는 27일 새벽에 재벌구이를 위해 가마에 또 다시 불을 붙일 것”이라며 “전통가마에서 자기가 구워지는 모습을 보고 싶은 분은 누구나 환영”이라고 말했다. 옥천 이종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