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기 새롭게 발견...3~4세기 추정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충북 충주시 칠금동 제철유적에서 철광석을 녹여 철을 만드는 가마인 제련로(製鍊爐) 14기가 추가로 확인됐다.

2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중원 지역 제철기술 복원 연구사업’으로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이 유적에 대한 3차 조사를 했다.

발견된 제련로는 3~4세기 백제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지름은 1.3m 안팎이다.

연구소는 2016년부터 칠금동 탄금대(명승 제42호) 남사면 구릉지를 대상으로 제철유적 발굴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번 추가 발굴로 3년간의 조사를 통해 드러난 제련로는 모두 25기다.

새롭게 발견된 제련로는 백제의 제철 기술사를 복원하는데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지하시설에서 나온 목탄의 방사성 탄소연대측정(AMS) 결과 약 100여 년간의 장기 조업이 이뤄졌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한 장소에서 이렇게 장기간 조업으로 철 생산이 가능했던 이유는 주변에 다수의 철광산지가 있고, 수로를 이용해 연료(목탄)를 쉽게 조달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한강 수운(水運) 등 유통망이 발달한 충주의 탁월한 지하자원과 입지 조건 덕분으로 충주가 고대 백제뿐만 아니라 고려‧조선 시대까지도 국내 제철생산의 중심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번 발굴을 통해 밝혀진 ‘칠금동식 제련로’의 가장 큰 특징은 지하시설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지하시설은 제련로를 축조하기 이전에 먼저 넓게 땅을 파고 그 바닥에 긴 목탄들을 가로와 세로로 교차 배치하여 치밀하게 채우고 벽면에 목탄을 기대거나 박은 시설이다. 지하시설을 만든 후에는 흙을 다져 채우고 가운데를 다시 파서 제련로의 본체를 축조하는데, 미리 지하시설을 만들면서 땅을 메우고 되파는 행위를 통해 가마의 하중을 지탱할 수 있었고, 바닥에서 습기가 올라오는 것을 막는 일종의 방습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목탄 탄소연대측정 결과에 따르면 충주 칠금동은 100여년간 철 생산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처럼 밀집도가 높은 고대 제철유적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조사를 마무리 한 뒤 내년에 추가 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발굴성과는 30일 오후 2시 충주 칠금동 발굴현장에서 일반에 공개한다. 충주 윤규상,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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