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 논설위원 / 유원대 교수

백기영 논설위원 / 유원대 교수

(동양일보)  지난 5월 25일 10주 과정으로 진행된 제 11기 세종 도시재생대학 수료식이 있었다. 주민공동체 활성화와 도시재생 관련 이론과 현장실습을 통해 도시재생 계획을 세우고, 주민주도의 도시재생사업 추진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 도시재생대학 본연의 목적이다. 5개 단과대학 28개 팀 386명이 참여하였고, 285명이 수료한 11기 세종 도시재생대학은 역대 최대 규모이며, 내용적으로도 전국 최고의 모델이 되고 있다. 
많은 지역에서 도시재생대학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지역의 재생사업에 참여하여 지역의 자산을 발굴하고 사업을 계획하며 마을재생사업을 만들어 가고 있다. 세종시 재생대학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11기나 진행될 만큼 지속적으로 운영되어 왔다. 지난 2013년 4월 도시디자인대학이란 이름으로 시작한 이후, 만 6년간 11기의 수료생을 배출하는 등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상시적인 체계로 자리잡았다. 도시재생 추진 인력을 양성하고 주민주도의 추진체계를 지원하는데 재생대학이 핵심적 기능을 담당해 왔다는 점도 중요하다. 재생대학의 상설화를 통해 수료 후에도 지속적인 교육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맞춤형 현장교육의 원칙에 따라 지역과 분야에 맞는 지도교수를 위촉하고 팀별 선진지 견학과 주제별로 사업 분야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은 현장중심의 스튜디오 진행을 기본으로 하여 팀작업 전용공간을 확보하고 지도교수와 조교가 찾아가는 방문 현장교육을 시행하였다. 무엇보다도 주민이 지역의 문제나 자산을 찾아내고 스스로 해결하는 주민주도의 대학운영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금번 10주에 걸친 교육프로그램은 마을을 다시 살리는 도시재생, 나와 이웃이 마을에서 함께 사는 법을 주제로 한 이론 교육과 사례답사가 진행되었고, 세종의 역사와 문화, 세종시 균형발전과 청춘조치원 프로젝트 등 지역알기 강좌도 호응이 좋았다. 수료의 자리에서는 도시재생마을 펀딩 평가를 통해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우수팀 평가와 시상이 진행되었고, 주민들이 준비한 음식 나눔을 통해 또 하나의 시민축제가 되었다는 점도 높이 평가된다. 
도시재생 입문 팀부터 뉴딜사업 공모를 위한 준비팀, 그리고 도시재생뉴딜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협동조합 구축을 위한 교육과 실행 등 다양한 깊이의 재생교육과 논의가 진행되었다. 마을 꽃길조성과 메타세과이어 길 축제를 통해 주민에 의한 마을경관 개선방안과 아름다운 정원만들기와 예술버스정류장이 제안되기도 했다. 새뜰마을팀은 마을정관을 만들고 지속적인 마을가꾸기 실행지침을 제안했으며, 문화해설사팀은 마을 장소 자산 발굴과 문화투어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신도시 지역 주민들의 참여가 많았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고운동을 중심으로 실개천 산책길과 공동체 장터가 시도되었고, 문화장터를 통한 세종신도시 이주민들 간의 소통과 사회참여, 첫마을 상가 활성화를 위한 협의회 팀도 운영되었다. 시장 활성화와 상인회의 화합방안, 상상마켓을 통한 상권 활성화 방안과 함께 비영리 협동조합으로 나아가는 공익사업형 모델, 협동조합을 마을기업으로의 전환이 시도되었으며, 도시재생에 지역대학 청년들도 지역특화 상품개발과 비즈니스 모델발굴에 참여한 것도 특징의 하나이다. 
이제 우리들은 지역자산을 체계화하며, 창조적 안목으로 자산의 잠재력을 바라보는 힘이 갖게 되었다. 활용가능한 장소와 자원을 집약하고, 유휴부지, 유휴시설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세종 도시재생에서는 사업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적 재생으로 나아가고 있다. 
도시재생의 주인은 지역에 헌신적이고 지역을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하며, 이들이 도시재생을 이끌도록 조직의 틀을 제공하고 지원해야 한다. 도시재생대학을 통해 역량 있는 주민을 육성하고, 참여하는 시민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주민 주도의 협력과 소통은 도시재생의 과정이자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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