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은 동화, 일본인은 대국주의 교육으로 차별 사상 심어
침략 지배의 대상으로 아시아 파악하는 '탈아의 교육'

 ■대국주의의 교육 : 일본 아동을 식민주의자로 육성시키다.



●조선에 대한 지배자 의식의 형성



일본제국주의에 사로잡힌 노예로 형성시키는 것도 단순히 조선 청년만을 대상으로 행해진 일이었을까? 나타난 형태는 다를지라도 일본 청년도 또한 일본제국주의에 사로잡힌 노예로 형성된 것은 아니었을까?

일본의 지배자는 물론 교사, 국민의 대부분도, 스스로의 권익도 키우지 않은 채 지배자 사상에 동화, 조선인에 대한 동화교육에 긍정적으로 행동하고, 조선인 청소년의 ‘일본인’화가 일반적으로 가치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대정(大正)말에 있었던 다음 두 사례를 들어 보자.

예를 들면, 문부성 추선 파견 교원들만으로 만들어진 <만선사정>(滿鮮事情)이라는 시리즈에는 다음과 같은 감상문이 실려 있다.

“우리들이 교문으로 들어갔더니 교정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이 달려와서 인사를 하였다. “자네는 몇 학년이지”하고 물으면 저는 4학년이라고 귀엽게 대답한다. 말이 통한다는 것은 곧 혼과 혼이 접촉한다는 것이다. (중략) 같은 말로 이야기하고, 그래서 같은 일장기를 숭배하고, 이것만으로도 초등교육의 목적의 태반은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德島 小學校長 1921년 판, 103쪽) 여기에는 조선인 소년을 외국인으로 보는 자세가 마멸되어 있다.

많은 교육연구자도 이 민족 차별의 극한 형태를 타국의 식민지 통치에 견주어 훨씬 교육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면, 대정 데모크라시를 발표한 교육사상가로 알려진 사와야나기 마사타로(澤柳政太郞)는 “영국도 많은 식민지를 갖고 많은 이민족을 포용하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공학을 원칙으로 한 교육을 실시하기까지는 아직 이르지 못하였다. … 이와 같은때에 우리 일본에서 내선공학(內鮮共學)주의를 실시하였다는 것은 인도주의 입장의 관점에서 세계에 크게 과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된다.”(잡지 <朝鮮> 1922년)라고 전하고 있다.

조선의 청년들에게 민족의 혼을 빼앗은 ‘일본인’화를 권장하는 교육의 실천과 그것을 긍정하는 사상은 분명히 민족교육의 권리를 부정하고 교육에 의한 사상의 부패를 나타낸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사상적 부패는 차별 사상을 갖는 것에서 발생하지만, 그 차별 사상은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고 차별하는 것을 허락하는 사상과 민족이 민족을 지배하고 차별하는 것을 인정하는 사상에서 이루어진다. 일본인과 조선인의 관계에 있어서 민족 차별 사상은 조선 청년들에게 동화교육을 강요하여 실시하였고, 일본 청년들에게는 대국주의 교육으로 실행하여 온 것이었다. 조선에 대한 동화교육을 긍정한 교사는, 동시에 일본의 국민과 청소년들에게 대국주의 사상을 심어주는 교사로 바뀌었다. 교육인식의 구조는 양자가 상호보강의 관계에 있다. 이들 전체는 교육침략의 사상 구조임에 틀림없지만, 여기서 공통적으로 인간의 권리와 민족의 권리를 사상의 중핵으로 하여 고정된 지향이 결락하고 있다.

그런데 타민족에 대한 침략과 지배는 그 민족에 대한 우월과 모멸의 감정·의식과 그것의 화합을 북돋우도록 세계(사) 의식을 지배하는 측의 국민이 갖지 않으면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일본 국민은 타민족 억압사업의 진전과 함께 이루어져서(대만 영유, 조선 병합, 만주국 건설, 대동아공영의 제창), 그때그때 당면한 민족에 대한 지배관념을 강하게 교육 내용으로 수정해 온 것이지만, 그 기본적 입장은 일관하여 침략과 지배의 대상으로서 아시아를 파악한다는 점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즉, ‘탈아’의 교육이다.

이와 같은 탈아의 교육에 있어서 일본제국주의는 아시아 여러 민족에 대한 침략과 지배의 실현을 국민 도덕의 덕목으로서 일본 청소년들에게 가르치고, 그것에 의해 아시아 침략이라는 정치 목적에 봉사하게 하였다. 이것이 일본 대국주의 교육의 중심적 내용이다.

이 결과, 일본의 아동들은 도덕(修身), 역사, 지리 등 전 교과를 통하여 조선을 비롯하여 중국, 동남아시아의 여러 민족의 역사와 사회를 후진적, 정체적 자주독립의 능력이 결핍될 것으로 인식시켰다. 이를 위해서는 한편에서는 아시아 여러 민족이 독립을 위한 투쟁한 것은 전혀 알지 못하도록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민족주체성의 결여를 증명하도록 국한시켜 왜곡된 지식만을 제공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아시아 인식의 반면에는 일본을 아시아 유일의 선진국으로 자신을 인식시키고, 팔굉일우(八紘一宇), 대동아공영권의 형태로 일본을 정점으로 한 아시아 제국주의적 통일의 달성을 일본의 사명이라고 느끼게 하였다. 이리하여 일본의 아동들은 대국주의의 사상 방법을 자신의 아시아 인식의 방법으로 삼아 아시아의 지배자라는 관념을 체득하여 갔던 것이다.

이와 같은 대국주의 교육에서 일본 청소년들에게 조선에 대한 지배의식을 갖도록 하는 교육을 중축으로 나타냈다.

한일합방 4개월 후에, 하루빨리 조선 식민지화에 따르는 교육 내용상의 변경이 지시되어 조선은 ‘일본제국의 일부분’으로 취급되기 시작했다.(<국정교과서 사용상의 주의>, 문부대신 관방도서과, 1910년 12월). 그에 응하여 수신, 역사지리의 교과서는 원래보다 ‘독본’, ‘산술’의 교과서에 대해서도 수정이 이뤄졌다. 여기에서 공공연하게 부강한 일본 빈약한 조선이라는 차별적 시도에 기초하여 일본과 조선에 대한 지식의 교수가 이루어지고, 일본이 조선을 통치하는 것은 일본을 위해서도 조선을 위해서도 좋다는 생각이 만들어졌다. 그것은 1945년까지 계속됐다.

한 예로서 1936년, <심상소학국사>에서 ‘내선관계 교재의 신 해석’을 전한 나카무라 코야(中村孝也)의 설명을 보기로 한다(<국민교육의 개선>, 1936년).

“조선사를 배워 얻은 점은 조선은 정치적 독립이 약하다는 것이다. (중략) 그런 조선은 일본과 융합하고, 동화하는 것이 가장 바르고, 또한 행복하다. 내선융화는 서로가 필요하다. 우리의 내선관계사는 이에 대한 필요를 가르쳐야함에 틀림없다.(124쪽)”

나카무라는 “국가와 국민의 사상 신앙에 불량한 영향을 주는 경우라면, 또 교육적 수정이 가하는 것은 지당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139쪽) 라고 하는 학문과 교육을 구별한 점에서 “일본의 위대한 발전력과 반도의 미약한 생활력과 대비”를 뚜렷하게 그려내는 것이 역사교육에 의한 조선 파악의 포인트라고 주장하고 있다(145쪽).

일본 내 한국·조선학교 학생들은 지금도 일본 정부의 차별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가 조선학교 학생들을 고교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한 위법 여부를 가리는 법정 다툼에서 조선학교 학생들에게 불리한 하급심 판결이 나왔다. 후쿠오카(福岡)지법 고쿠라(小倉)지부는 지난 3월 규슈(九州)조선중고급학교 졸업생 68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750만엔(약 75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소송 관계자들이 취재진 앞에서 ‘부당 판결’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펼쳐 보이고있다.
일본 내 한국·조선학교 학생들은 지금도 일본 정부의 차별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가 조선학교 학생들을 고교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한 위법 여부를 가리는 법정 다툼에서 조선학교 학생들에게 불리한 하급심 판결이 나왔다. 후쿠오카(福岡)지법 고쿠라(小倉)지부는 지난 3월 규슈(九州)조선중고급학교 졸업생 68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750만엔(약 75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소송 관계자들이 취재진 앞에서 ‘부당 판결’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펼쳐 보이고있다.

 


●조선멸시감의 정착



이러한 지배자의 입장이었던 조선인에 대한 방법의 확립, 침투에 있어서 또 하나 유의할 필요한 문제는 지배자에게 맞는 감성이 일본의 아동들 사이에 심어져 온 것이었다.

그 일상적인 표현은 조선인 아동들을 외국인으로 대상화시켜 파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본제국주의는 일본 아동들에게 조선인에 대한 우월감을 심어주고, 지배자의 입장에 서있다고 생각게 하는 태도를 보급했다. 이 때문에 가해자는 피해자의 체험을 알기 어렵게 되고, 조선 아동들의 식민지 체험을 지배국인 일본 아동들이 이해하지 못하게 되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한다면, 일본 아동들의 시선에는 조선 아동들이 그러한 존재로 비치지 않았다. 일본에 살고 있는 아동들은 물론이고, 조선에 살고있는 일본 아동들조차 그러했다.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편견의 평가만을 갖는 습성을 체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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