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흥 청주시흥덕구민원지적과 주무관

김기흥 <청주시흥덕구민원지적과 주무관>

(동양일보) 나는 아이 셋을 둔 다자녀 아빠이다. 3년 전 청주시 다자녀 출생률이 광역시․도를 제외하고 전국 최다를 기록했을 때 지역언론과 인터뷰한 적도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저출산 문제로 큰 위기에 직면에 있다. 그래서 정부나 각 지자체들은 저출산 문제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여러 가지 대책안도 내놓고 있다. 출산장려금, 아빠들의 출산휴가 와 저출산․고령사회 정책에 대한 조례 등 많은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이런 지원만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이런 저출산 문제 이전에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한국 사회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는 ‘비혼(非婚)’ 문화이다. 젊은 층이 결혼을 하지 않다 보니 출산율이 감소하는데 그렇다고 혼인하지 않고서 애를 낳아 기르기가 쉬운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초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혼 증가 추세에 맞춘 출산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가깝게 직장 동료나 가족(처제·처남 등)들만 봐도 결혼에 대한 큰 미련이 없다. 열심히 일해서 여행 다니고 하고 싶은 취미생활을 하면서 사는 게 더 낫다는 얘기들을 한다. 어느 누구도 이들을 비난할 수 없다. 우리 사회가 아이를 키우기에는 힘이 드는 게 사실이니까….

앞에서도 언급했듯 나는 아이 셋을 키우는 다자녀 아빠이다.

아이 셋을 키우다 보니 어느덧 40대가 됐다. 시간이 얼마나 빠르게 흘러갔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애만 키우고 있는 것 같다. 다자녀를 키우다 보니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솔직히 경제적인 문제가 제일 크다. 육아 지출이 상상 이상으로 들어간다.

그에 비해 소득은 정해져 있고, 나라에서 미미하지만 전기세, 가스 사용 비용 등 소량의 지원을 받고 있다. 물론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전적으로 아이 부모들의 결정이지,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면서 아이를 낳은 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막상 셋째 아이를 키우면서 여러 가지 육아 비용 부담을 겪으며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도 다자녀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우리 사회를 보면서 셋째를 생각하고 있는 부모들에게는 절대 낳지 말라고 권유하고 싶은 생각마저 가끔 든다.

앞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나 우리 사회에서 여러 가지 좋은 정책들이 나올 것이다. 그 정책들이 저출산 문제를 꼭 해결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도 가져본다. 나 또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할 것이다.

젊은 세대, 즉 비혼(非婚) 세대들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하루빨리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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