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호 청주시 청원구 세무과 주무관

신상호 <청주시 청원구 세무과 주무관>

(동양일보) 아침 우연히 휴대폰을 뒤지다 건진 음악이 좋다. ‘beach boys’가 부른 ‘Surfin’ usa’.

어릴 적에도 들었던 팝송이다. 서핑은 몰려오는 파도에 몸을 맡겨야 잘 탈 수 있다고 한다. 파도에 중심을 제대로 맡기지 않으면 서핑을 즐길 수 없다고 한다.

인생이란 바람에 따라 일어난 파도를 잘 타는 사람이 성공적인 삶을 산다는 것이다. 인생의 파도를 극복하는 것은 파도를 이기는 것도 있지만 파도를 넘어 쓰러지지 않고 견디는 것이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인지, 나의 성공을 위한 촉매제인지 저 바닷가에 서서 파도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연배에 따라 다른 의미일 것이다.

청년들에게 인생의 파도는 삶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의지를 꺾어버리는 파도가 아니라 파도를 타는 방법을 익혀나가는 한 과정이라고 한다. 파도가 올 때마다 “난 못해요!, 내가 이러려고 시작하진 않았어요!” 이렇게 외치며 실패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를 단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중년들에게 인생의 파도는 ‘출근하기 힘들어! 상사 때문에, 자녀교육문제로 힘들어!’라는 고민 속에 움츠러들어 파도를 타기보다 피하고 숨는 모습이 아니라 청년보다 나은 삶의 지혜로 중용의 도리를 실천해나가는 꿋꿋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노년에게 인생의 파도는 인생을 관조하게 하고 파도에 다가서기보단 기다려주고 파도에 맡기고 이겨내기보단 견디어 가는 삶, 이런 지혜가 인생의 파도타기에 있다.

나에게 파도의 의미는 무엇일까? 도움일까, 고난일까, 스승일까. 나에게 다가온 인생의 가르침인 파도를 어떤 모습으로 만나왔고 만날 것인가.

인성이 파괴돼가는 사회, 중용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치우친 삶을 살고 있는 사회, 여기저기 눈치가 횡행해 적당히 눈치껏 살아가지 못하면 소외시키는 사회, 이런 사회에는 중용의 파도에 대한 응답을 어찌어찌 줄 것인지 생각해본다.

파도 타는 것에도 질서는 존재한다. 질서를 지키지 않고 ‘좋은 파도에 내가 먼저’라는 생각은 좋지 않은 결과를 나타낸다. 양보와 배려의 질서가 없다면 어지러워지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운전 중 차선을 바꿀 필요가 있을 경우에 꼭 필요한 것이 ‘숄더 체크(shoulder check)’라고 한다. 상대방이 양보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아니라 직접 고개를 돌려 확인하는 것이 사고를 예방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을 살피는 것, 이것이 인생의 파도가 주는 가르침은 아닐까.

파도가 가르쳐주는 지혜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인생들에게 질서를 의미를 깨닫고, 실천하는 것이다. 아전인수 식의 해석이 아닌 어떤 상황에도 변함없는 질서를 이해하고 적용해나가는 가르침일 것이다.

나, 우리 집, 우리 가족, 우리 부서라는 칸막이 속에 가둬진 인생이 아니라 나를 지나 우리를 넘어 세상을 향한 지혜와 배려를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년을 넘어서 노련미를 발휘해 인생의 파도를 즐기는 이들이 체득한 지혜가 아닐까.

인생의 파도타기를 하며 살아가는 삶의 여정이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의미를 되새기며 중용의 덕으로 세상 모두를 품을 만큼 넓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자 원하는 우리들의 작은 이정표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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