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직률 16%…다른 직원보다 2.3배 높아
1~3년차가 이직자의 67%…환자 안전 등 직격타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간호사의 이직률이 병원 내 다른 직원들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근무환경 등의 영향 때문인데 충청권 병원들도 높은 간호사 이직률을 보였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보건의료노조)가 11일 공개한 지난해 간호사 이직률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지난해 1년 간 간호사 이직률은 15.55%에 달했다. 이는 간호사를 제외한 다른 직원들의 평균 이직률(6.67%)보다 2.3배 높은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전국 36개 병원에 재직 중인 간호사 1만629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뒤 이 같은 내용의 결과를 발표했다.

간호사 이직률이 가장 높은 병원은 을지대병원으로 41.3%의 이직률을 보였다. 이어 인천사랑병원(37.6%), 광명성애병원(30.98%), 홍성의료원(27.3%) 등의 순이었다.

이직 간호사 2535명 중 1~3년차 신입 간호사의 비중이 66.54%로 매우 높았다. 1년차 이직률이 37.15%(942명)로 가장 높았고, 2년차 16.96%(430명), 3년차 12.42%(315명)으로 조사됐다.

1년차 간호사 이직률이 가장 높은 병원은 충주의료원으로 전체 이직 중 1년차 비중이 56.7%에 달했다. 이어 천안의료원(50%), 인천사랑병원(49.4%), 중앙대의료원(49.0%), 부평세림병원(45%) 등의 순이었다.

간호사 이직률이 높은 병원에 충청권 병원들이 다수 포함되면서 지역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간호사 이직률이 높은 이유로는 열악한 근무환경에 비해 낮은 임금,이른바 ‘태움’으로 알려진 직장 내 괴롭힘 문화 등이 꼽힌다.

실제 지난달 국제간호사의날(5월 12일)을 기념해 국회에서 열린 ‘한국 간호사의 노동실태와 과제’ 토론회에서도 간호사의 79.5%가 이직 의향을 밝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고형면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가 올해 간호사 2만28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이다. 이직 고려 이유는 ‘열악한 근무조건과 노동 강도’(80.2%) ‘임금 수준’(51.6%), ‘직장문화 및 인간관계 불만족’(25.9%) 등이었다. 지난해 신규 간호사 이직률이 42%라는 통계도 나왔다.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와 고령화 현상 심화로 앞으로 간호인력의 필요성은 더 커지고 있지만 10명 중 8명은 이직을 꿈꾸고, 4명이 실제 다니던 병원을 떠나고 있는 상태다. 의료계에서는 의료기반이 더는 흔들리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가 간호사들의 이직률 낮추기에 보다 전향적으로 임해야 한다”며 △공짜노동 근절과 시간외 근무 줄이기 △신규간호사 교육훈련시간 최소 3개월 보장 △장기근속과 숙련도 향상을 위한 적정 보상제도 마련 △육아휴직 및 산전후휴가에 따른 상시적 결원인력 모집 등을 제안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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