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교육청 학교폭력 부실 대처 '쓴소리'

(동양일보 곽근만 기자) "한 학생의 죽음을 불렀고, 또 다른 가정에서는 학부모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목숨을 끊었다. 교육의 최고 수장으로 통렬한 자아비판을 해주십시오"

최근 제천 지역에서 불거진 학교폭력 사태와 관련해 지역의 한 시의원이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을 질타하면서 한 말이다.

지난 11일 열린 도교육청-제천시의원 정책간담회 자리에서 이재신 의원은 제천의 한 고교에서 불거진 학교폭력 문제를 언급하며 미흡한 대처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의원은 정말 일선 교육을 책임지는 학교와 선생님들이 어떤 노력을 했는가를 생각하면 정말 분노를 넘어 자괴감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또 "1년 전부터 학부모가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를) 그렇게 호소했는데 학교는 정확한 사유도 없이 무단결석으로 정학처리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소한 (학생이) 왜 학교에 오지 않는지 물어보고 확인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반성문만 받은 게 고작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반성문에 쓴 이상한 글만 봐도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런 것을 썼는데도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며 교육당국의 미흡한 대처를 질타했다.

마지막으로 "(김병우) 교육감님은 최고 수장으로서 통렬히 자아비판을 해주시고 감사를 통해서라도 일벌백계해 과거의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일 제천의 한 고교에서 학생들이 동급생을 잔혹하게 폭행했다는 의혹이 일어 교육당국의 조사와 함께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피해를 입은 학생은 지난 6일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나 아직 의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교육청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학교폭력 SOS 지원단'을 구성해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4~5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는 등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

지난 7일 피해 학생의 가족에게 고소장을 접수한 제천경찰서도 지난 9일 고소인 조사를 벌여 피해 내용을 확인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제천에서는 지난해 10월 학교 선배들과 친구들에게 '집단 사이버 괴롭힘'을 당한 여고생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졌다.

또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아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을 괴로워하던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제천에서 학교폭력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곽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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