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5일께 제주서 고씨 직접 조사…모든 가능성 수사”

7일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의문사한 의붓아들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13일자 3면

청주상당경찰서는 지난 3월 고씨의 청주 자택에서 의붓아들 A(4)군이 의문사한 사건에 대해 조만간 제주에서 고씨를 직접 조사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현재까지는 A군이 아버지이자 고씨의 재혼남편인 B(36)씨와 함께 잠을 자다가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경찰은 다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A군의 명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상당경찰서는 고씨의 신변을 넘겨받은 제주지검 측과 A군 의문사 사건에 대한 참고인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검찰이 이르면 오는 25일께 고씨의 전 남편 살해사건 기소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여 이 시기를 전후해 제주로 형사들을 보낼 계획이다. 현재 전 남편 살해 혐의에 대해 고씨가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검찰은 계획범죄 입증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고씨의 의붓아들 A군은 제주 할머니 집에서 지내다가 숨지기 이틀 전인 지난 2월 28일 청주에 왔다. 고씨 부부는 A군을 함께 키우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청주에 온 지 채 1주일도 되지 않아 아버지와 함께 잠을 자다 침대 위에서 숨졌다. 국과수 부검결과 질식사 소견이 나왔으나 타살혐의점은 찾지 못했다.

A군의 장례는 제주에서 치러졌으며, 당시 고씨는 A군의 장례와 발인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 문제로 재혼한 남편 B씨가 고씨에게 “왜 힘들 때 곁에 있어 주지 않느냐”며 화를 냈고, A씨 집안 등 주변에서도 “아무리 의붓아들이지만 너무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가 왜 의붓아들 장례식 때 참석하지 않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상당경찰서 관계자는 “고씨에 대한 조사는 제주지검과 협의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라며 “의붓아들 사망 원인에 대해 고의와 과실, 단순변사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도근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