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고려대 세종캠퍼스 DMCCAM 홍보담당

김영주 <고려대 세종캠퍼스 DMCCAM 홍보담당>

(동양일보) “만약 최악의 미세먼지 속에 혼자서 힘겹게 삶을 살아가는 주변 지인을 발견했다면, 또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선물을 무료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당신은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지난 9일 햇빛이 내려쬐는 서울 신촌의 명물쉼터에 때 아닌 따스한 정(情) 나누기 바람이 불었다. ‘세계 환경의 날’을 맞이해 ‘관태기’를 겪는 사람들을 위해서 정 나누기 캠페인이 펼쳐진 것이다.

관태기란 ‘관계’와 ‘권태기’의 합성 신조어로, 바쁜 일상에 여러 이유로 타인과의 인간관계에 관태를 느끼는 사회 트렌드 현상이다.

이런 관태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20대~30대 1인 가구에 마음을 담은 식물을 전달함으로써 관태기를 극복하게 도와주고자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DMCCAM(지도: 홍장선 강사)이 ‘미세한 우리사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송승연 총괄매니저는 “내가 만약 관태기를 겪는 입장이라면 선물로 항상 받는 기프티콘이나, 시시콜콜한 얘기만 주고받는다면 별로 식상할 것 같더라. 그래서 생각했던 것이 ‘최악의 미세먼지를 집에서나마 정화시킬 수 있는 물건을 준다면 어떨까?’였다. 직접 쓴 편지와 함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화분을 선물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관태기와 환경문제를 한방에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은 바로 <도시어부>, <화분 어셈블> 게임과 <선배, 빨대 좀 꽂을 게요> 시음회.

코믹 낚시와 같은 게임으로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게 한 후 친환경 제품을 전달해서 생활 속 환경보호를 외치게 했다. 나만의 화분 DIY 만들기를 진행하여 지인들에게 정 나누기 실천을 독려하기도 했다.

또 다른 묘미는 바로 시음회 코너.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종이 빨대, 쌀 빨대 그리고 스테인리스 빨대를 재미있게 체험해볼 수 있었다.

우스꽝스러운 게임 참가의 결실은 바로 후원 회사들의 첨단 친환경 제품. 이날 프로젝트의 뜻을 함께한 후원 회사들의 지원도 특별했다. 민영제지, 이스트로, 연지곤지, 에코엔드, 에코라운드, 프롬테오, 프로팩, 아이소이에서 가지각색의 친환경 제품을 협찬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행사장에는 10대부터 50대까지 여러 세대의 시민들이 심심찮게 프로그램에 참여해 뜻을 함께했다. 한 어린이 참가자는 쌀 빨대가 식용이 가능하다고 하자, 직접 씹어 먹고는 쌀 과자 맛이 난다고 흥미를 가지기도 하였다. 특히 건강에 민감한 아이들과 어르신들에게는 호의적 반응이 쏟아질 정도였다.

자발적 기부에 의한 사랑 전달하기 행사도 눈길을 끌었는데, 기부금 수익은 전액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직접 몽골에서 나무 심기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인천 희망의 숲’ 단체에 전달될 예정이다.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 속에서 삭막해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새로운 관계를 맺기 꺼리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주변 사람 중 관태기를 겪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한 번쯤 돌아보고 그들에게 작지만, 마음을 담은 식물을 선물해보자.

고려대 세종캠퍼스 구성원들과 행사장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의미를 나눈 ‘미세한 우리사이’ 프로젝트는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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