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수 현 충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 수석연구원 / 충북대 겸임교수

(동양일보) 2020년 우리나라 살림규모가 처음으로 500조를 넘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각 부처가 요구한 내년 예산은 약 499조이며, 여기에 추가경정예산까지 고려한다면 분명 500조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 각 부처에서 요구한 예산 중 일자리와 복지에서만 21조원이며, 13%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 방향은 분명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높고, 그만큼 각 정부부처에서도 이러한 정책기조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고용에 대해 참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이렇듯 일자리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가를 비롯하여, 국민들에게 지원하는 방법(직접지원 방식과 간접적인지원방식), 대상별 지원방식(청년, 여성, 중장년 등)이 올바른지,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인상 등등. 많은 부분에 있어 기업·노동자·정부·구직자(대상계층별) 등의 이해관계자에 따라 설왕설래 하고 있다. 기업들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미중무역에 따른 여파로 옆에 있는 우리나라가 타격을 받게 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실제로도 화장품을 비롯한 대중무역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이 그로 인한 타격을 받고 있으며, 변화하는 고용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구직자들은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자리의 성격과 직무, 연봉, 조직문화 등의 차이에 따른 문제점으로 자신들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기도 그럴 것이 현대 기성세대들이 그 이전 세대부터 배웠고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운영체계의 변화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많은 변화를 요구하는 산업의 인력보다는 변화하지 않는 기업들의 인적자원 요구가 더 많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기업의 조직문화 역시 그 세대가 배웠던 방법들을 준용하면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어, 지금 현재의 젊은이들과는 너무나도 큰 격차를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말 일자리와 고용이라는 간단한 단어로 인식하던 부분들을 조금씩 풀어내면 기업, 노동계, 사회계층, 경제, 지자체, 정부에 이르는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이렇듯 복잡한 구조를 띄고 있다. 또한 정부의 정책기조에 따른 지방 및 광역자치단체의 정책기조 역시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우리의 생활과 어떻게 밀접한 이러한 고용정책들이 미래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한다. 국가차원에서 지원하는 부분들과 동시에 지역이 함께 유기적으로 연계함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시너지 역시 고려되어야 한다.

우리가 일컫는 선진국들 역시 이러한 문제를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일본의 노령화에 따른 문제점 해결방법, 유럽지역의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노동계와의 타협과 협력, 미국의 자국으로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방법인 리쇼어링(reshoring)을 통한 일자리 확대 등 수많은 나라들이 이러한 일자리와 고용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우려 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원가절감 등을 통한 경쟁력확보를 위해 해외로 이전하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이 아직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국가에서는 나갔던 기업들을 다시 자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세제혜택을 비롯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는데 반해 우리의 많은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한다는 것은 향후 커다란 문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원가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 베트남 등의 많은 국가들로 인건비 및 원가절감을 위해 나갔다면, 이들이 다시 돌아올 때에는 현재보다 더 많은 상대적 투자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요소도 꼭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기업들이 회귀할 수 있도록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보다 그들이 해외로 나가지 않게 하는 정책들이 선행 병행되어야 한다. 기업들도 원가절감의 이유로 떠나기 전에 인건비상승으로 인하여 또 다시 다른 나라로 옮겨가는 문제점, 통화가치 변화, 노동생산성, 기술력 확보와 기술력 유출 위험 등 다양한 위험요소도 다시 고려해야 한다.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의 포터(Michael Porter)교수는 국가의 경쟁력은 근본적으로 혁신력에 달려 있으며, 4가지 다이아몬드형 요소를 본국에서의 수요조건, 고급생산요소, 연관 산업과 보조 산업, 그리고 기업들의 경쟁여건과 경쟁정책에 달려 있다고 했다. 우리 충북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종합대상과 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일자리에 있어 전국 자치단체 중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앞으로의 우리 미래에도 이러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더욱더 강한 산업구조와 더욱더 강한 기업들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토대로 일자리경쟁력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충북인으로써 기업이 행복하고, 일자리가 행복한 충북 우리가 만들어 나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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