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사용한 종류 수량 등 사후관리 거의 안돼

논산시가 공원 가로수 등 녹지에 사용하는 농약에 대해 부실하게 관리, 시민들과 자연생태계의 안전에 무관심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은 드론으로 산림해충을 방제하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논산시의 농약 관리 행정이 엉망이다.

지난 수십년간 논산시가 관리하는 공원녹지·가로수 등에 사용해 온 농약의 종류와 수량 등 사후관리 자체가 사실상 전혀 안되고 있다.

살포 실수 및 오남용시 인축(人畜)·토양·어류 등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는 고독성 화학물질이라는 점에서 농약 관리 부실행정은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14일 논산시에 따르면 관내 병해충 방제를 위해 농약을 사용하는 공원 녹지는 탑정호 수변생태공원을 비롯해 관촉동 시민공원, 강경읍 옥녀봉 공원 등 다양하다.

가로수와 하천부지·임야 등의 수목 및 화훼도 마찬가지다.

현행 농약관리법은 ‘용법과 용량 준수’ ‘사용 횟수와 시기를 지킬것’ ‘제한 구역내 사용금지’ 등을 명시하고 있다.

공무원이 수량, 시기, 장소 등 모든 데이터를 보유해야 준수 가능한 규정들이다.

그러나 시는 외부 용역을 통해 이들 녹지에 사용한 농약의 존재에 대해 완전히 ‘깜깜’하다. 관리 수불대장도 ‘부존재’라고 답한다.

시가 공개한 최근의 농약살포 기록은 2017년 및 2018년 두해동안 벌곡·가야곡 일원에서 산림병해충을 방제 했다는 내용이 전부다.

2017년 이하부터는 아예 기록조차 없다. 지난 수십년간 뿌린 농약이 어디에 얼마나 되는지 전혀 모른다는 뜻이다.

두해동안의 살포 내역조차도 날짜를 특정하지 않은채 5~10월로만 돼있다.

농약의 특성에 따라 재사용 회피 또는 특정기간 내 중복사용 금지시기 등을 산정해야 하지만 이같은 기록으로는 전혀 불가능하다.

사용장소 역시 ‘OO공원 **구간’ 또는 ‘OO하천 OO화훼지 OOm’로 상세하게 적어야 하지만 벌곡·가야곡·양촌 등 면단위로 정리돼 있다. 임야·하천·도로(가로수)의 이름조차 없다.

농약의 종류에 대해서도 시는 작년과 올해 2년동안 그로프와 모스피란 2종류만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용역 업체에 확인한 결과 디밀린 수화제와 델타린 유제 등 다양했다.

민간업자에게 맡기는 농약살포 업무와 달리 약품 종류는 시에서 결정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슨 농약을 썼는지 관심조차 두지 않는 것이다.

시민 A씨는 “가로수 등에 뿌려진 후 공기를 타고 우리 호흡기로 들어간 농약 미세입자가 어떤 종류인지조차 모른채 살아가고 있다니 경악스럽다”며 논산시의 행태를 성토했다.

농약은 직접적인 음독을 피한다 해도 잔류성분에 의한 지속적 생태계 파괴와 돌연변이 유발·내항성 바이러스 출현 등 치명적 위협을 가한다.

시 관계자는 “시민과 자연생태계의 안전을 위해 좀더 치밀하게 농약을 관리할것”이라며 “현재 행정상의 잘못된 부분은 서둘러 보완 조치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논산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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