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 70%가 귀촌인…도예교실 통해 소통 공동체활성화 기여

영동군 상촌면 상고자리 주민들이 도자기를 빚고 있다.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영동지역 산골마을 주민들이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도자기를 빚으며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소통하고 있어 화제다.

영동군 상촌면 도마령(刀馬嶺) 아래 민주지산과 각호산, 삼봉산으로 둘러싸인 첩첩산중의 상고자리 마을은 도자기 공예를 통해 마을주민 간 소통을 꾀한다.

3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이 마을은 귀촌인이 70%가 넘는다. 전형적인 산촌마을이라 주민 대부분이 고령화되고 발전요소가 적어 정체된 마을이었지만 영동군이 추진한 주민주도 상향식 사업인 마을만들기 지원사업을 통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2018년도부터 주민 공감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마을발전 사업이 추진되면서 마을 분위기가 점점 더 화기애애해지고 활기로 가득 찼다.

1단계 마중물 소액 사업인 마을 꽃동산 가꾸기 사업으로 주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기 시작해 2단계 희망마을사업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마을주민 스스로 발전 방향을 고민하고 계획을 수립해 도예교실 운영, 부녀회 재결성 등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 공동체 의식을 향상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특히 현재 마을에서 옛 고자(삼봉)분교를 활용해 주민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도예교실은 주민들 간 소통고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도자기를 매개로 주민들이 화합하고 이웃 간 이야기꽃을 피우며, 돈독한 정을 나눈다.

도자기 공예로 밥, 국 그릇을 직접 만들고, 마을행사나 잔치, 손님 접대 시 직접 만든 그릇들을 모두 가지고 나와 함께 상을 차리는 전통을 만들었다. 도자기를 활용해 강강술래로 흥을 돋우는 독특한 마을 문화를 완성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충북미래여성플라자에서 충북도 주최로 열린 지역공동체 우수사례 경연대회에서는 마을주민이 단결된 힘을 보여주며 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도내 개성 넘치는 16개 팀이 참여한 경연대회에서 ‘행담도사(행복을 담는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들)’로 출전해 수준급 PPT와 퍼포먼스 공연을 선보였다.

상고자리 마을이 이같이 단합된 힘을 과시하기까지는 마을주민이자 도예가인 김계순 씨의 노고가 큰 힘이 됐다.

이 마을은 도자기교실을 인근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하는 등 영동을 대표하는 문화마을로 가꾸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영동 이종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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