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식 남부대학교 교수

최승식 남부대학 교수

(동양일보) ‘아 뵤오!’

액션스타 이소룡의 특유의 기압 소리는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이소룡의 첫 영화 ‘당산대형(唐山大兄, 1971)’이 개봉하자 무술을 호신술로만 알던 미국이나 유럽인 등 세계인들은 새로운 충격을 줬다.

‘당산대형’이 홍콩영화사상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우고 뒤이어 개봉한 ‘정무문(精武門, 1972)’과 ‘맹룡과강(1972)’ 등 이소룡의 다른 영화도 허리우드를 위협했다.

거리에서는 이소룡의 트레이드마크인 노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아 뵤오’하고 기압소리를 내는 자칭 이소룡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1970년대 이소룡의 등장은 세계인들에게 무예를 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소룡의 영화는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도화선이 됐고, 19세기말 서구스포츠의 영향과 신식무기의 등장으로 침체되었던 무예계는 다시 우리 곁에서 부활했다. 또한, 각 나라의 문화와 함께 계승·발전된 무예는 유네스코에서도 인류무형유산으로서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무예는 단순한 싸움의 기술이 아니라 ‘예(藝)’ ‘예(禮)’ ‘도(道)’ 등과 같은 청소년 교육으로서 학교교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서구 스포츠는 1980년대 이후 현대산업과 연계돼 다양한 영역에서 발전해 왔다.

스포츠의 승부세계에 공감하는 수많은 팬들과 마니아들을 위한 산업이 성장해 올림픽과 같은 세계최대 이벤트를 만들어냈고, 굴지의 기업들이 참여하는 프로스포츠의 성장도 눈부시게 발전했다.

이에 반해 무예는 아직도 전통을 강조하는 보수적인 경향이 짙어 산업이라는 영역과 함께 하지 못해 왔다. 특히 무예시장중 가장 큰 시장으로 알려진 도장(道場)은 최근 출산율 감소와 입시위주의 교육,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국내 무예시장은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와 달리 가까운 일본은 19세기 초반부터 자국의 무예를 문화 홍보 및 집단심성(集團心性)을 자극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근래에는 K-1과 같은 격투성 흥행이벤트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어 모으기도 했으며, 중학교에 의무교육과정으로 무예(무도)과목을 필수화 했다.

중국도 1980년대부터 소림사무술을 통한 무술이벤트와 관광산업을 체계화하며, 매년 중국전통우슈의 축제와 더불어 전세계 우슈수련생들을 중국으로 유도하고 있다.

무예는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과 같은 잠재력이 있다. 무예의 가치를 부각시켜 성장시키기 위해선 스포츠시장 경쟁관계 속에서 무예산업이 확대되어야 한다.

지금보다 보다 많은 세계인들이 쉽게 다가가도록 영화부터 애니메이션, 소설에 이르기 까지 무예에 대한 다양한 문화산업적 접근이 필요한 시기다.

특히 세계무예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무예마스터십와 같은 국제이벤트를 비롯해 국제스포츠계에서 차별화된 무예산업을 구축해 무예가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

충북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3대 무예기구인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세계무술연맹(WoMAU),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ICM)을 통해 국제무예계의 네트워크와 국가 간 교류를 통해 무예산업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이소룡의 영화가 무예를 통해 허리우드의 영화산업에 대변혁을 만들었듯이 무예산업을 고민하고 있는 충북은 전세계 무예인들에게 잘 알려진 지자체이다.

특히 충주는 세계무술축제를 매년 개최해 왔고, 올해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유치했다. 이번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은 지난 20여 년 간 충북과 충주가 노력해 온 무예산업의 결실이자, 국제종합무예이벤트의 모델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충북과 충주는 세계무예계에 새롭게 부각될 것이다. 단순한 무예시장이 아닌, 무예산업의 선두도시로서 자칭 무술의 원류 중국이나 세계무예의 길을 연 일본을 뛰어 넘는 성과를 얻어낼 것이다.

또한, 무예이벤트, 무예관광, 무예용품, 교육, 건강 등 무예관련 산업시장이 활성화되고, 무예와 관련된 게임과 영화, 그리고 소설과 같은 다양한 문화콘텐츠 영역에서도 충북과 충주를 세계가 인정하는 무예산업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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