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또 어처구니 없는 군의 대응태세가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지난 15일 북한 어선이 동해상으로 130㎞를 이동해 삼척항 내항까지 진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군과 해경, 육군으로 이어지는 3중의 해상·해안 감시망이 완전히 뻥 뚫렸기 때문이다.

발표에 따르면 이날 삼척항으로 들어온 북한 어선은 해상에서 기관을 끄고 날이 밝길 기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어선은 삼척항 부두에서 민간인의 신고로 오전 6시 50분께 발견됐다.

군경은 삼척항 외항 방파제를 지나 부두까지 다가와 접안한 북한 어선을 인근에 있던 우리 주민이 “북한 말투를 쓰는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112신고를 하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문제는 북한 어선이 지난 12일 동해 NLL을 넘어 지난 15일 주민 신고로 발견되기까지 나흘간 우리 해상에 머무는 동안 해군과 해경, 육군의 3중 감시망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안선 레이더 감시 요원들은 포착된 표적이 기동하지 않고 정지해 이를 파도로 인한 반사파로 인식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은 과거에 이런 형태의 침투가 수없이 있었을텐데 그동안 우리 군경은 전혀 파악을 못하고 속아 계속 뚫려 왔다는 얘기가 된다.

어처구니 없는 이 파문은 2012년도에 일어난 북한군 병사 ‘노크귀순’과 판박이라 봐도 무방하다.

10월 2일 북한군 병사 한명이 우리 국군 경계지역인 강원도 모 GOP 철책에 도착해 인접 초소로 찾아갔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어 다른 초소로 이동한 뒤 유리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표시했던 사건이다.

사건의 전후과정에서 보듯 이렇게 접근할때까지 적 병사의 접근을 몰라봤다는데서 아군의 경계태세에 대한 거센 비난과 국민적 분노가 컸다.

이번 삼척항의 북한 선박 귀순 사건은 군과 해경의 감시망을 뚫고 들어와 민간인이 신고할 때까지 몰랐다는 점에서 어떤 이유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정부는 앞으로 경계작전 실태를 꼼꼼하게 되짚어 보고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특히 요즘 동해 NLL 근처에 오징어잡이 북한 어선의 규모가 급증하고, 덩달아 NLL 남하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에 대한 대비책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지금 국민들 사이에서는 대한민국 해안선 경계는 어민들이 하느냐는 조롱이 나온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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