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대형마트에서 기능성표시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한국의 '당조고추'.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국산 당조고추가 일본 내 수입산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기능성표시식품’으로 등록돼 일본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한국산 당조고추가 지난 22일부터 일본의 한 대형마트 I유통업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판매를 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당조고추는 식후 혈당치 상승억제에 뛰어나 국산품종 농산물로는 최초로 지난해 10월 일본현지에서 ‘기능성표시식품’으로 등록됐다. 수입산 농식품이 일본 내에서 기능성표시식품으로 등록된 것은 당조고추가 처음이다.

일본은 65세 이상 인구가 30%에 육박하는 초고령화사회로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일본 정부는 2015년부터 기능성표시식품제도 시행에 따라 일본에서 유통되는 식품에 ‘기능성’을 표시하는 기준은 더욱 엄격해졌다.

aT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일본 대형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세일즈활동을 실시했는데 2주 만에 취급을 희망하는 업체들이 속속 늘고 있다”면서 “지난 3월 동경식품박람회(Foodex Japan) 때부터 이미 당조고추의 인기를 예상했다”고 말했다.

2008년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당조고추는 이름 그대로 ‘당을 조절해주는’ 기능성을 지니고 있다. 당조고추에 함유된 루테오린 성분은 당류의 분해와 흡수를 완만하게 해 식후 혈당치의 상승을 억제해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는 건강기능성식품 시장의 성장을 주목하고 2011년부터 당조고추의 단계별 수출가능성을 타진해왔다. 일본 국립대와 연계한 임상시험을 통해 기능성을 검증,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 또 일본 현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판매를 실시하고 판매 가능성 여부를 검증해 왔다.

aT는 특히 당조고추에 이른바 ‘제스프리(Zespri) 모델’을 적용했다. 과거 파프리카, 딸기 등의 품목에서 경험했던 수출시장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시작단계부터 생산 및 수출창구를 단일화하고 일본 내 시장질서 유지를 위해 당조고추의 일본 상품명 ‘토우쵸토가라시(糖調唐辛子)’를 직접 고안해 상표권 등록까지 마쳤다.

신현곤 aT 식품수출이사는 “기능성채소의 인기는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등 세계적인 추세로 한국산 당조고추의 기능성에 모두 주목하고 있다”며 “수년간의 노력 끝에 기능성식품으로서 수출길을 연 만큼 앞으로도 제2의 당초고추와 같은 신규 유망품목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석준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