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곽근만 기자) ‘시방 뭣이 중헌디?’

3년 전 인기를 끌었던 영화 ‘곡성’에서 나온 대사 중 하나이다. 최근 김병우 교육감의 모습을 보면서 이 대사가 떠오른다.

김 교육감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행복교육지원단과 함께 미국 교육정책 탐방결과를 설명했다. 그것도 미국을 방문(5월 15~25일)하고 돌아 온지 한달여만에 가진 설명회 자리였다.

하지만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교육계 반응은 싸늘했다.

미국 방문 성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아닌 잇따라 일어난 굵직한 학교 폭력과 성폭력 사건에 대한 사과와 대책 등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근의 사건에 대한 사과를 먼저 하고 기자회견을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기자들 역시 다소 허탈했다.

충북에서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천 한 고등학생의 집단폭행과 유사강간 피해 사건을 비롯해 청주 여중생 성폭행 사건, 제천 한 고교 교사의 여중생 성폭행 사건 등으로 얼룩졌다.

충북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이 잇따른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물론 미국 방문으로 얻은 결과물을 우리 교육에 반영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러나 잇따른 사건으로 학생과 학부모를 비롯한 충북 교육계 전체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 발표도 없이 미국 방문 성과만 나열했어야 했느냐고 묻고 싶다.

또 대책마련을 위해 유관기관들과 직접 접촉이라도 해 봤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김 교육감이 확고한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충북교육을 이끌어 오고 있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교육 가족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 역시 교육감으로서 할 일이다.

"뭣이 중헌디...뭣이 중허냐고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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