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서 오토바이 몰던 80대 충돌사고…음성서 길 건너던 노인도 버스에 치여 숨져
고령자 교통사고 5년 새 48% 증가…충북서도 5년간 사망자 134명·부상자 5741명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최근 충북에서 교통사고가 잇따라 80대 노인 2명이 숨졌다. 고령자 교통사고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재발방지책이 이어지고 있으나 사고를 원천 차단하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26일 오전 8시 25분께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현암 삼거리에서 A(83)씨가 몰던 오토바이와 B(여·37)씨의 SUV 차량이 충돌했다. 이 사고로 A씨가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B씨도 다쳐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25일 오전 10시 30분께는 음성군 음성읍 음성버스터미널 앞에서 길을 건너던 C(80)씨가 고속버스(운전사 D씨·48)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터미널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C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는 고속버스 기사 D씨의 진술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교통사고는 5년 전에 비해 48% 늘었고, 사망자 수도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최근 5년(2014~2018년)간 경찰에 신고된 교통사고 110만9987건을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고령자 사고는 지난해에만 3만12건으로 5년 전(2만275건)에 비해 48% 증가했다. 5년간 전체 사고건수가 2.9%, 사망자가 20.6%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5년간 고령운전자수가 90만명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충북의 고령자 교통사고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충북경찰청 자료를 보면 도내 65세 이상 교통사고는 2016년 1107건에서 2017년 1208건, 지난해 1382건 등으로 늘었다. 이 기간 모두 134명이 숨지고 5741명이 부상당했다.

이 같은 노인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일부 지자체들은 면허증 반납 노인에게 혜택을 주는 ‘면허반납 우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충북의 자진 반납 인원은 2016년 56명, 2017년 124명, 지난해 214명 등 매년 급증하고 있으나 전체 고령운전자와 비교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고령운전자를 도로에서 몰아내기만 할 게 아니라 고령자의 이동권을 고려한 안전대책도 함께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75세 이상 3년에 한 번 실시하는 인지검사 주기를 줄여 자주 검사토록 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치매 등 운전에 영향을 주는 질병을 앓는 이들의 정보를 공유해 의료진의 판단을 기준으로 운전에 제한을 두는 법도 제안했다.

보행자 사고 감소를 위해 사고가 많이 나는 위험도로와 노인보호구역의 개선, 특히 바닥신호등 설치 확대 등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보도·차도가 구분되지 않는 도로의 보행로 신설 등의 의견도 있다.

충북 경찰도 노인 상대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노인안전용품을 제작해 배포하고, 과속을 막기 위해 도심부 도로의 규정 속도를 줄이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송영석 부장은 “나이와 운전능력이 반드시 비례한다고 볼 수 없어 일률적으로 일정 나이대 운전을 제한하는 것은 무리”라며 “고령자 스스로 면허를 반납토록 인센티브를 늘리고, 보다 정교한 인지검사방안을 자주 시행하는 것이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근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