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청성초등학교 매달 독서 골든벨 대회 인기

(동양일보 박승룡 기자) “할매랑 같이 책 읽으면서 글도 알려 드리고 퀴즈도 풀고 재밌어요.”

전교생 24명, 전형적인 시골학교인 옥천 청성초등학교(교장 김욱현)는 매달 가족과 함께 하는 ‘노을 빛 독서 골든벨’에 참여한 아이들의 함성으로 조용한 마을이 뜰썩인다.

이 학교는 매달 한권의 책을 정해 가족과 함께 퀴즈를 풀며 골든벨 대회를 열고 있다.

부모와 함께 참여하는 방식인 이 대회는 서로 짝을 지어 퀴즈를 풀어야하기 때문에 부득이 부모가 함께하지 못하면 일흔이 넘은 할머니를 모시고 나오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문제를 풀면 학교에서 제공하는 쿠폰이 주어진다. 3문제 이상을 풀면 골드쿠폰, 2문제를 풀면 실버쿠폰이 제공된다.

이 쿠폰은 연말에 책이나 생필품으로도 바꿀 수 있어 부모들에게도 인기다.

김명준(6년) 군은 “가끔 부모님이 농사일로 바쁘시면 할머님을 모시고 나가는데 저보다 퀴즈를 더 잘 푸실 때도 있어 주변 분들이 놀라신다. 이 쿠폰으로 생필품도 살 수 있어 할머니가 더 열심히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전에는 휴대폰 게임으로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곤 했는데 이 대회가 생기면서 책도 많이 읽게 되고 친구들과 서로 퀴즈를 내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고 있다”고 전했다.

대회에 참가한 학부모 박덕우(45)씨는 “아이들과 함께 공감 할 수 있다는 게 시골에선 찾기 어려운데 학교에서 이런 행사를 하니 너무 고마울 따름"이라며 “가끔 아이들과 책을 읽다보면 모르는 것이 많은데 서로 인터넷을 찾아보고 공부하며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옥천군에서도 최대 오지로 불리는 청성면은 인구수도 2000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다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학교주변에 넘쳐나는 PC게임방도 이 지역에는 단 한곳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다.

문화 체험공간도 부족한 이 지역에서 골든벨 대회는 조그만 마을축제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는 게 주민들의 반응이다.

오수목 교사는 “기존의 독서골든벨은 경쟁 위주의 행사라 아이들의 거부감이 있었는데, 우리 학교의 독서 골든벨은 절대평가 기준을 도입하여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대회를 열어 아이들에게 독서하는 습관을 형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옥천 박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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