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래수 편집국 취재부장

(동양일보 정래수 기자) 지금 충남도에선 후임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를 두고 내정설이 돌며 논란이 뜨겁다. 양승조 지사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지만 이미 내정자가 있다는 소문이 도청 안팎에서 파다한 가운데 이명남(79) 당진문화재단 이사장 내정설이 지역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이 이사장은 민주화 운동의 원로로 알려졌지만, 당진문화재단 이사장직을 제외하고는 관련된 직무경험이 전혀 없다. 팔순을 앞둔 이 이사장의 나이도 논란거리다. 고령화시대인 만큼 건강이 허락되면 사회발전을 위해 계속 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전문성과 함께 왕성한 현장 활동이 가능한 인사를 대상으로 선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것이 문화재단 존재의 이유와 부합된다.

양승조 지사는 취임 후 합리적인 업무처리로 도민들로부터 상당한 신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산하기관장 인사에 관한한, 독선적이고 비이성적인 모습이다. 이는 선거당시 신세를 진 캠프출신 인사들에게 어떻게든 ‘자리’를 마련해줘야 하는 인간적인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능력위주, 적재적소 인사와는 거리가 멀다. 도지사 측근이나 캠프출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배제돼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도지사의 도정 철학을 이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할 인물을 기용하는 것이 도정 전체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전제가 있다. 바로 전문성과 능력이다. 해당 분야에 전문적 식견을 가지고 능력을 인정받은 이라면 출신에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기용해야 하지만 연줄만으로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은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양 지사가 임명 강행한 기관장 중 일부가 도덕적 하자가 있고 능력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노조의 폭로로 파문이 일고 있는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측근이라기보다는 뜻을 같이하고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같이 하는 사람’을 중시하다가 ‘다음 선거에서 주민에 의해 인사 조치를 당할 수 있음’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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