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거부’ 전남편 사건 조사와 달리 ‘성실 답변’ 눈길
경찰, 고씨 추가조사 후 현남편 등 조사…수사결과 관심

제주 전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제주 전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36·구속기소)이 의붓아들 살해 의혹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의붓아들 의문사를 두고 벌어지는 고씨와 현남편 사이의 진실공방이 경찰 수사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5일자 3면

충북경찰 등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 5일 청주상당경찰서 수사팀의 3차 대면조사에서 자신이 의붓아들을 죽였다는 여론에 대해 “억울하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사건 연관성을 완강히 부인했다.

수사팀의 고씨 대면조사는 이번이 세 번째다. 경찰은 지난 1일(10시간)과 4일(9시간)에 이어 5일에도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8시간동안 제주교도소에서 고씨를 직접 만나 관련 진술을 들었다.

앞서 전남편 살해사건에 대한 검찰조사에서 “기억이 파편화됐다”며 진술자체를 거부했던 고씨는 의붓아들 사망사건에 대해서는 비교적 성실하게 경찰 조사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이른바 ‘졸피뎀’ 섞은 카레 의혹 등 관련 의혹에 대해 고씨가 어떤 진술을 했는지 등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나온 고씨의 진술은 ‘아내가 아이를 살해한 것 같다’고 하는 현남편 A(37)씨의 주장과 정면으로 대비된다.

A씨는 지난달 13일 고씨를 의붓아들 살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는 등 타살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경찰 수사 대상에 자신이 포함된 부분 등을 놓고 일부 언론에 “충북경찰을 믿을 수 없다”는 인터뷰를 하는 등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사건 핵심 인물인 고씨와 A씨가 상반된 주장을 내보이면서 수사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사건을 수사 중인 충북경찰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제주 전남편 살해사건과 관련해 국민의 관심이 높아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거센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적극적인 진술과 언론플레이가 경찰수사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경찰은 이번 주 중 고씨를 추가 조사한 뒤 A씨에 대한 조사일정도 결정할 계획이다. 그동안 확보한 고씨 진술을 바탕으로 A씨의 진술·주장의 진위 여부 등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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