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곽근만 기자)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올해 사자성어로 ‘앵행도리(櫻杏挑梨)’로 선정했다.

‘앵행도리’는 앵두나무와 살구꽃, 복숭아꽃, 배꽃이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피는 시기와 열매도 모두 다르다는 뜻이다.

늦게 피어도 아름답고, 자기 성장의 원리에 따라 자라고 열매 맺는 교육생태관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김 교육감의 교육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취임 후 숨 가쁘게 달려온 김 교육감의 1년 여 동안의 성과와 남은 3년 동안의 과제를 들어봤다.



● 취임 1년 동안 지낸 온 소감은...



1년 전 충북도민께서 저를 선택해 주신 것은 그 만큼 충북교육의 미래지향적 혁신에 대한 열망과 지지가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취임 이후 1년 동안에도 도민 전체가 우리 교육의 미래 인재 육성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적극 표명해줬다.

그 덕분에 우리 교육청의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결과가 지난 5년 동안 매년 ‘매우 우수’를 받을 수 있었고 공약실천계획서 평가에서도 SA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 올해 진행된 조직개편의 의미와 학교 지원을 위한 정책들은...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교원행정 업무 중에서 불필요하거나 불합리한 것은 과감히 폐지돼야 한다.

이에 따라 조직 개편을 통해 도교육청에 학교지원기획팀을 신설해 학교지원업무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하도록 했다. 또 10개 교육지원청에 학교지원과 또는 학교지원팀을 꾸려 학교현장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도록 체제를 갖췄다.

특히 학교현장 업무 경감을 위해 교육정책사업을 매년 10% 이상 폐지하는 ‘사업관리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학교업무 바로지원팀’을 운영해 학교 현장에서 도움을 요청하면 교육지원청이나 직속기관에서 업무관련자를 파견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다.



● 충북 지역의 무상 교육정책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제가 제시한 선거 공약 사업 중 하나이다. 원래 고교 무상교육은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시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4월 당·정·청 협의로 시기가 앞당겨져 올해 2학기부터 고 3을 대상으로 우선 실시되고, 2021년부터 전면 실시한다.

올해 2학기 고 3 무상교육에 필요한 예산은 69억원으로 100% 교육청 자체 부담이지만 우리 예산으로 충당이 가능하다.

2021년 고등학교 전체학생을 대상으로 할 때는 도교육청 부담금이 256억원이며 궁극적으로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할 몫이다.

고등학교를 포함한 무상교육은 모든 학생에게 교육의 기회를 균등히 보장하고 학부모의 공교육비 부담 경감과 보편적 교육 복지 구현을 위해 확대되어야 한다.

● 최근 잇따라 학교폭력 사태가 발생하는 등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먼저 최근 발생한 학교폭력 사안들에 대해 교육기관의 수장으로서 거듭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 정신적, 육체적 아픔을 겪고 있는 피해 학생들에게도 고통을 마음으로나마 함께하고 있다고 전하고 싶다.

학교폭력 사언은 발생 후 처리과정보다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교육이 더 중요하다.

존중과 배려가 있는 학교 문화 조성을 위해 학교 폭력 예방교육 운영학교와 연구학교를 추가로 지정했고 어울림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더불어 충북지방경찰청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해 예방교육과 교외 생활지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SOS 학교폭력문제 해결 지원단’을 구성해 지원하고 3개 권역별 학교폭력 전담 변호사를 1명씩 배치해 지원할 예정이다.



● 교육감이 생각하고 있는 명문고는 어떤 것인지...



‘명문고’라는 말보다 ‘명품고’라고 부르고 싶다. 우리 교육청이 생각하는 명문고는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이다.

과거의 ‘베스트-원’, ‘넘버-원’을 기르는 엘리트형 교육이 아닌 학생 한 명 한 명의 개성과 소질을 발현시킬 수 있는 ‘온리-원’을 위하 교육이 돼야 한다.

급하게 진행하기보다는 충북의 미래 교육 모델을 만드는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 도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남은 3년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정책은?



네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학교를 구성원 모두가 주인이 되는 민주학교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이 민주주의를 생활 속에서 익혀 미래의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는 충북형 미래 학교 모델을 개발해 일반화하는 것으로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맞춤형 교육으로 모든 학생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세 번째는 전국 최고의 생태·환경교육 인프라 구축으로 실생활과 연계된 실천하는 교육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보편적 교육복지측면에서 교육복지망을 더욱 촘촘히 만들어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려고 한다.

무상급식과 고교 무상교육, 교육 취약 계층 학생에 대한 지원 등 현재 추진되는 있는 복지 정책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곽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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