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7월 폭염 기승…충북 온열질환자 11명 발생
대부분 ‘열탈진’…고온 장시간 노출 ‘열사병’ 더 위험
“물 자주 마시고 야외활동 땐 헐렁하고 밝은 옷차림”

폭염의 날씨가 계속되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바닥분수대에서 어린이들이 얼굴에 물을 적시고 있다. <연합뉴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더워 죽겠네!” 마른장마에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냉방 없이는 견디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높아지는 온도와 함께 열사병, 열탈진(일사병) 등 온열질환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더워도 참으면 그만’이라고 가볍게 여기다간 정말로 더워서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

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온열질환자는 4526명(사망 48명)으로 충청권에서도 대전 82명, 세종 12명(사망 1명), 충남 252명(사망 2명), 충북 209명(사망 2명) 등 555명에 달했다. 평년 9.8일인 폭염일수가 31.4일, 열대야 일수도 17.7일(평년 5.1일)에 달하는 기록적 더위 때문이다.

올해 온열질환의 위협이 지난해보다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올여름 발생한 전국 온열질환자는 21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6명)보다 많았다. 특히 지난 5일 충청 등 중부지방에 처음으로 폭염경보가 발효되는 등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이날 하루에만 10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충북에선 11명(영동 6명·청주 4명·보은 1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열탈진이 8명으로 가장 많았고, 열사병 2명, 열실신 1명 등이었다.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효된 5일 청주에서만 열사병 환자 2명이 나왔다. 가축이나 농작물 관련 폭염피해는 현재까지 접수되지 않았다고 충북도는 설명했다.

올해 온열질환자가 늘어난 것은 때 이른 폭염 때문으로 보인다. 장마가 끝나는 이달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만큼 온열질환자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밀폐된 실내에서 고온에 노출되는 경우 더욱 치명적인 온열질환에 걸릴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온열질환은 열탈진(일사병), 열사병, 열경련, 열실신 등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말한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온열질환은 ‘열탈진’이지만, 사망까지 이르게 한 질환은 ‘열사병’이라고 질병관리본부는 강조했다.

일사병은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될 때 생기지만, 열사병은 햇볕 없이 뜨거운 온도에 의해 걸린다. 열사병은 체온이 40도 이상 오르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사전 예방과 신속한 조치가 중요하다. 피부가 건조하고 몸이 뜨거워지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땀이 나지 않아 주변에서 증상을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고연령대의 열사병 환자가 속출하는 이유다. 실제 지난해 열사병 사망자 48명 중 65세 이상 비중이 71%(34명)로 높았다.

온열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갈증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자주 물을 마셔주는 것이 중요하다. 스포츠 음료나 과일주스를 마시는 것도 좋지만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너무 꽉 끼는 옷보다는 헐렁한 옷을 입는 것이 좋고, 외출할 때는 모자나 양산 등으로 지나친 햇빛 노출을 차단해야 한다. 폭염 특보가 발령됐을 때는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 야외활동은 되도록 자제해야 한다. 술이나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어지러움·두통·메스꺼움 등 온열질환의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하던 일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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