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미 취재부 기자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며칠전 인터넷에서 결혼이민여성이 남편으로부터 무차별 폭행당하는 충격적인 영상을 봤다. 영상에 나오는 남성은 두 살 아이 앞에서도 거리낌 없이 아내를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렸다. 무참히 맞고만 있는 엄마를 보며 아이는 “엄마”를 외치며 울뿐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영상이 퍼지면서 남편은 경찰에 붙잡혔고, 많은 사람들이 이 사안에 중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결혼이민여성들에 대한 폭력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몇 해 전에는 베트남 출신 여성들이 남편이나 시아버지에게 살해당한 사건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잊혔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내놓은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연구' 보고서를 봐도 다문화가족의 이혼·별거 사유 가운데 학대·폭력(8.6%)은 성격 차이(52%), 경제적 문제(12.6%) 다음으로 많았다.

지난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내놓은 '결혼이주민의 안정적 체류 보장을 위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결혼이주여성 920명 가운데 가정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42.1%에 달했다.

국제결혼이 증가하며 결혼이민여성도 늘고 있다. 힘없는 결혼이민여성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 외국출신이라는 이유로 아내를 아랫사람으로 보는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인권 감수성도 높여야 한다. 다시는 이와 비슷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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