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충북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전작팀장

이재웅 충북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전작팀장

(동양일보) 포트폴리오는 주식투자에서 위험을 줄이고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방법이다. 원래는 ‘서류가방’또는 ‘자료 수집 철’을 뜻하지만 일반적으로 주식투자에서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함으로써 한곳에 투자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위험을 피하고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용된다.

이러한 포트폴리오 전략의 중요성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으면, 바구니를 떨어뜨릴 경우 계란이 모두 깨지지만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을 경우 이러한 위험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제적 분야 뿐 아니라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포트폴리오는 우리가 인식하던, 인식하지 않던, 자연스럽게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농업분야는 한 종목 또는 한 품종에 집중하는 일명 ‘몰빵’을 시도함으로써 자연재해에도 취약하고 농산물 가격의 등락에 따라 희희비비가 극명하게 갈리는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즉 식량작물에서는 추청벼 계통이 70% 이상을 차지하며, 고구마의 베니하루까 품종이 80% 이상, 과수분야에서도 사과의 후지 품종, 배의 신고 품종, 포도의 캠벨얼리 품종 등이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처럼 일부 품종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이유는 이러한 품종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고품질의 품종이며, 농가에서 재배하기에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주식투자를 할 때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제일의 초일류 기업이라고 모든 사람이 삼성전자에만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따라서 농업을 경영할 때 재배의 주된 품종은 소비자가 많이 찾는 품종을 재배한다 하더라도 일부분은 다른 품종 또는 다른 작목으로 전환하여야 할 것이다.

이처럼 다른 품종으로 전환하면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는데 재배적인 측면에서는 노동력의 분산, 자연재해의 취약성 감소, 수확기간의 차이에 따른 장기간 공급이 가능하며 소비자의 측면에서는 다양하면서도 색다른 농산물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포트폴리오 전략을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농업분야에도 적극 도입해 포도 1상자에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깔의 포도가 들어있거나 10가지 이상의 과일이 혼합된 꾸러미 과일을 판매하는 전략도 한번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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