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미 청주시립무용단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자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한 단계 진일보된 역할을 줘 설레기도 하지만 적잖은 무거움을 느낍니다. 무용인으로, 예술인으로서 또 하나의 임무를 수행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며 청주시립무용단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진미(48·사진·경기도 남양주시 지금동)씨가 최근 청주시립무용단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자로 선정됐다.

신임 김 감독은 1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박시종 전 감독의 뒤를 이어 6대 청주시립무용단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자에 올랐다.

그는 6살 때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무용 학원에 등록하면서 무용을 시작했다.

“그저 춤과 무대가 좋았어요. 무대에 서는 것이 항상 설렜고, 공연을 마치고 나면 쾌감도 느꼈죠.”

12회 전국대학무용경연대회 최우수상, 10회 전국무용제 개인연기상, 14회 전국무용제 금상 및 개인연기상, SEF 서울국제안무페스티발 심사위원장 특별상(이스라엘 초청), 한국춤비평가협회 연기상, PAF 안무상 등 수상이력도 화려하다. 2015년에는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작품 ‘거짓말쟁이 여자, 영자’를 발표해 큰 주목을 받았으며 이 작품으로 36회 서울무용제 안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임기 시작을 얼마 앞두고 김 감독은 춤 철학인 ‘서두르지 않지만 게으르지 않게’를 다시 가슴에 새긴다. 청주시립무용단의 수장을 맡게 된 설렘과 무거움을 긴 호흡 속에 잘 녹여서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열심히 역할 수행하겠다고 다짐한다.

“단원들의 기량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서로 간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도록 자주 소통하고 신뢰를 쌓아나갈 것입니다. 최고의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하고 스텝, 사무국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겠습니다.”

그가 작품을 창작하는데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풍유(諷諭)’. 어떤 사실을 직접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대상에 빗대고, 풍자적·암시적으로 표현하지만 그 핵심은 놓치지 않는 춤 수사법 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 전통의 호흡을 기반으로 한 발동작의 중요성과 치밀한 구성을 통해 이야기를 전하는 작품을 추구합니다.”

김 감독이 가장 존경하는 무용인은 스승인 박재희 전 청주대 교수다.

무용을 포기하고 싶을 때 그를 잡아 준 것도 박 교수였다. 실력을 길러준 것은 물론이고, 겸손의 중요성을 늘 각인시켜 준 스승의 길잡이가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무용수로, 안무자로 성장하기까지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신 박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청주시립무용단의 존재 이유와 목적인 시민들에게 양질의 공연으로 보답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청주시립무용단은 완성도 높은 무대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세계적인 작품으로 현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앞서나가는 무용단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합니다. 무용단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단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예술의 벽을 허물고 앞으로 나아가 낯설고 어려운 것으로 여겨지는 무용의 인식전환을 이루고, 청주에 무용의 꽃을 피우겠다는 김 감독. 그가 이끌어갈 청주시립무용단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충주 출생인 김 감독은 충주예성여고를 졸업하고 청주대학교 무용학과와 동 대학원을 나와 세종대에서 무용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전시립무용단 연습지도자와 풍유무용단 대표를 역임했다. 가족으로 남편 한윤춘(49·연극인)씨가 있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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