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개 시·군 94ha 사과·배 피해…충북 사과산업 위상 ‘흔들’
연구협의회 구성…발생원인 구명·방제기술·저항성품종 개발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과수 구제역’으로 불리는 과수화상병이 매년 농가에 피해를 주면서 정부가 발생원인을 확인하고 방제기술 등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농촌진흥청과 충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 14일 첫 발생한 이후 지난 7일까지 경기 안성과 연천, 충북 제천·충주·음성, 충남 천안 등 6개 시·군 137곳의 농가 94.9ha로 퍼졌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충북에서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상태다.

지난 5월 24일 충주에서 과수화상병 발생이 확인된 이후 이날 현재 충북지역 확진 면적은 85.5ha다. 전국 발생 면적의 90.1%를 차지하고 있다.

경기 안성(11농가 6.6ha)·연천(1농가 0.5ha), 충북 제천(53농가 41.3ha)·충주(59농가 41.9ha)·음성(7농가 2.3ha), 충남 천안(6농가 2.3ha)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충북의 경우 현재 정밀검사가 진행 중인 곳이 있어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6월 4일 제천의 과수원에서 화상병이 처음 확진된 후 38일 만인 7월 11일 이 지역 과수원을 끝으로 의심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당시 과수원 36곳(29.2ha)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반경 100m이내 과수원까지 폐원한 예방적 조치를 고려할 때 과수원 74곳(51.5ha)에서 매몰 처리가 이뤄졌다.

충주는 도내 사과 주산지이다. 1850개 농가가 1870ha에서 사과나무를 키우고 있다. 제천 역시 498개 농가가 50.7ha에서 사과나무를 재배하고 있다. 충주·보은에 이어 도내 3번째 규모이다.

이처럼 2년 연속 충주·제천에서 화상병이 발생하면서 충북도는 사과 산지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화상병이 발생한 과수원은 3년 동안 다른 유실수를 심을 수 없다.

이에 따라 발생원인 구명과 중장기적인 방제기술 개발 등 종합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농진청은 과수화상병 발생원인 등 연구강화를 위해 본청과 소속기관이 참여하는 ‘과수세균병(화상병) 연구협의회’를 구성, 발생원인 구명, 방제기술, 저항성 품종개발 등 방제를 위한 기반연구 과제를 선정, 우선 추진할 방침이다.

단기과제로 △신속 예찰·간이 격리시설 활용 현장연구 △발생지역 정밀조사 △해외 선진국 방제체계·기술 도입 등을 올해부터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중장기과제로 △화상병 예측모형 개발·확산경로 △저항성 품종 개발·고위험 식물병해충 격리연구시설(BL3급) 신축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BL3 설치와 문제병해충 피해경감기술개발을 위한 예산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의를 마쳤으며 기획재정부 심의를 거친 후 내년 정부예산(안)에 반영될 예정이다.

과수화상병 예찰·방제기능 강화를 위해 고위험 병해충 관련 전공자와 현장조사 전문가를 충원하고 폐원된 농가를 위해 농진청과 시·군농업기술센터는 적합한 대체작목 추천과 기술지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와 배에 피해를 주는 세균성 식물 병으로 잎·꽃·줄기·과일이 불에 탄 듯 붉은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해 마르는 증상을 보인다. 현재까지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등 외국에서도 치료약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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