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 논설위원 / 유원대 교수

백기영 논설위원 / 유원대 교수

(동양일보) 토지이용을 복합화하면 활기 넘치며 다양성이 존재하는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 거주와 노동, 여가를 위한 장소를 조성하는데 복합적 토지이용은 좋은 수단이다. 주택들이 식료품점이나 고용센터에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 내에 위치하고 있을 때 도보와 자전거의 이용이 가능하며 보다 편리한 생활양식을 가져올 수 있다.

저밀도 단일용도의 전통적인 개발방식은 용도간 분리를 야기했으며, 장거리 통행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추가적인 환경적 문제를 발생시켜 왔다. 토지이용의 복합화는 거리와 공공 공간, 소매점들이 주민들의 교류와 만남의 장소가 되도록 해주며 커뮤니티 생활을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한다. 복합적 토지이용은 주거지역에 근접하여 위치한 상업지역을 통해 높은 부동산 가치와 세수증가에도 기여한다.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복합적 토지이용을 장려하기 위한 몇 가지 정책을 살펴보자.

주민들이 직장 근처에서 거주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정부기금을 통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에서 많은 사람들은 직장 근처에 거주할 만한 경제적 여유를 갖고 있지 못하며, 점점 더 먼 통근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주택과 일자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용적률과 건폐율 보너스를 통한 지원의 활용, 대중교통시설 주변의 공동개발과 주거지역의 확대, 저렴한 주택세 공제 혜택 등을 운용하고 있다. 일자리와 주택 간의 균형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들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메릴랜드 주의 주택지역사회 개발부서는 직장 근처에서 주택의 구매를 촉진하는 직주근접 파일럿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전통적인 개발법규에 상응하는 스마트 성장법규를 적용하고 있다. 스마트 성장형 개발을 승인하고 장려하는 정책프레임을 제공함으로써 지방정부는 개발자들이 오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복합용도개발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플로리다 주의 포트 마이어스 비치는 기존의 전통적인 법규와 함께 스마트 성장법규를 선택적으로 채택하였다. 보도에 그늘이 질 수 있도록 차양 설치와 함께 건축선 후퇴 없이 건물들이 건설되는 것을 허용하고 오픈 스페이스 필요조건의 일부를 삭제하였다. 이 접근방식은 이전의 선택적인 법규들과 신속하게 비교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커뮤니티와 건물의 복합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혁신적인 용도지역제 기법을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용도지역제의 전통적인 접근법이 용도의 분리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롭고 다양한 기법을 통해 복합용도 개발을 촉진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토지이용과 건물디자인 기준의 특별한 적용을 허용하는 오버레이 존과 계획단위개발은 스마트한 커뮤니티 조성에 사용되고 있는 수단이다. 샌디에고는 복합용도를 장려하는 도시마을 오버레이 존을 구축하여 상점, 사무실, 식당, 주택을 결합시킨 지역에서 보행자 중심의 복합용도 개발을 진행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계획가가 전체 사업대상지를 기준으로 용도와 건물의 특성과 입지를 평가하도록 하는 계획단위개발은 용도지역제의 유연성을 부여한다.

시장수요에 대한 대응방식으로 개발자들이 용지를 쉽게 공급하도록 탄력적인 용도지역제의 운영도 좋은 사례의 하나이다. 커뮤니티는 가변적인 공간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된다. 기존 주택들을 상점이나 식당으로 개조하는 등 활기 넘치는 보행친화적인 공간으로 바뀌게 된다. 상업가로와 주택가 사이에 용도전환이 발생하는 지역에서의 유연한 용도지역제 정책은 시장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용도의 확장과 축소에 맞춰 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건물코드가 새로운 용도에 부합한다면 번거로운 절차 없이 개발자나 건물 소유주들이 건물의 용도를 바꾸는 것이 허용된다. 건물종류, 규모에 따른 용도지역제와 결합한 유연적 용도지역제는 지역 내에서 소매점을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고 소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며 건물의 외관을 관리함으로써 지역의 분위기를 형성하는데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유연한 용도지역제는 개발자와 건물소유주들이 시장변화에 적응하게 함으로써 자산 가치를 높이는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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