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학관 부실공사 드러나 건설사와 소송중... 충남도 감사 받아

부실이 발견돼 문이 닫힌채 복도에는 건설자재가 놓여있다.
공사중 부실이 발견돼 준공후 5년6개월간 문을 못열고 있는 논산시 돈암서원 한옥마을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92억원을 쏟아붓고 조성한 논산시 한옥마을이 준공 5년 6개월째 낮잠을 자고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돈암서원과 연계한 사업이어서 이미지 훼손이 심각하다.

장기 방치에 따른 시설의 노후화는 물론 예산낭비 비난도 따른다.

16일 논산시에 따르면 한옥마을은 연산면 임리 일원 1982㎡ 부지에 2012년 12월 첫삽을 떴다. 19개의 방에 2~8명씩 1일 8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체험촌 1·2동과 3동이 2014년 1월 및 2016년 10월에 각각 준공됐다. 서원 예학관과 유물관은 2017년 12월에 공사를 마쳤다.

그러나 유물전시관, 관리실, 식당 등을 갖춘 지상1층·지하1층 구조의 예학관에서 슬라브 천장 콘크리트 강도 미달 등 부실공사가 발견됐다.

업체측과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못한채 개관이 미뤄졌고, 시는 시공사인 K건설사와 소송으로 대응했다.

이후 한옥마을은 숙박, 체험, 전시관 등 모든 기능이 통째로 정지된채 현재까지 방치 상태다.

2018년 9월에 이뤄진 충남도 감사위원회의 종합감사에 따르면 논산시는 이 때문에 청소용역비 2900만원, 무인경비용역비 1300만원, 전기료 4600만원 등 총 8800만원의 예산을 낭비했다. 액수는 개관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도 감사위는 “논산시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의 기본원칙을 위반하고 있다”며 “한옥마을을 빠른 시일 내 활용토록 조치하되, 운영계획을 마련해 예산 낭비가 반복되는 일이 없게 할것”을 요구했다.

문제는 더 있다.

시에는 전문가 등 11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논산시부실공사방지위원회’가 있다.

5000만원 이상의 건설공사에 대해 조사하고 벌점을 부과하면서 부실을 막는게 역할이다.

그러나 위원회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단 1번만의 회의를 열었을뿐 제기능을 발휘하지 않았다.

시민 A씨는 “위원회라도 정상 작동 됐더라도 이같은 부실과 장기 방치는 조금이라도 줄였을 것”이라며 “일도 안하는 ‘식물위원회’는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시는 업체와의 소송이 끝나기 전이라도 가능하면 내년초까지 개관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전문가들에게 손해배상을 둘러싼 민사소송 가액 산정을 요청한 상태”라며 “진단 결과에 따라 피해액 산정이 끝나면 확정판결 전이라도 개관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걸로 본다”고 전했다.

돈암서원은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연계사업의 부실이 초래한 이미지 훼손과 상처를 동시에 안고 출발하게 됐다. 논산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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