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 충돌 정식 사과 요구...한범덕 시장 유감 표명에 2차 피해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 공직자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야 할 한범덕 청주시장이 되레 여성공무원들을 젠더폭력 피해자로 둔갑시켜 당사자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도시공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청주시 푸른도시사업본부 여직원 20여명은 17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도시공원 민간개발 반대 시민대책위가 여성공무원 인권을 운운하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오히려 시민단체의 젠더폭력 억지주장에 마음에 상처를 더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산불진화와 각종 공사감독 등 어려운 업무를 성별 구분없이 해 왔고, 지난 12일 시의회 도시공원위원회 회의장 앞에 여직원 위주로 서 있었던 것은 혹시 모를 남성 공무원을 성추행 시비에서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시민단체가 '여성은 보호를 받아야 하는데 전면에 내세웠다'며 젠더폭력으로 규정했지만 여성을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로만 생각하는 것이 더 큰 젠더폭력"이라고 강조하면서 "시민단체가 젠더폭력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성폭력을 당하지도 않았는데 마치 성폭력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것 같아 매우 불쾌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젠더폭력을 당했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걸 단호하게 밝힌다”며 “시민단체의 추측성 주장으로 오히려 마음에 상처가 생긴 만큼 여성공무원의 인권을 도시공원에 악용하는 행위를 그만 두라"고 촉구했다.

나아가 "당시 시민대책위의 폭력적인 행동에 놀라고 두려움에 떨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젠더폭력과 인권유린 가해자는 바로 시민대책위로 공식 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여성 공무원들의 기자회견은 지난 16일 전 공무원에게 보낸 한범덕 시장의 재발방지 약속 이메일과 17일 김항섭 부시장이 나서 시민대책위에 대해 유감표명 기자회견을 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여성 공무원들의 긴급 기자회견 소식을 들은 간부 공무원들은 만류에 나섰지만 당사자들이 더 이상 2차 피해를 볼 수 없다며 완강하게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공직사회에서 남성, 여성을 구분하는 것이 오히려 젠더폭력”이라며 “모든 업무에 당당히 임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주장에 유감을 표명한 것은 사태 수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겠지만 그로 인해 사기가 꺾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시청 소회의실에서는 도시공원위원회 5차 회의가 열리기 전 회의장에 진입하려는 구룡산살리기시민대책위원회와 원활한 회의 진행을 위해 나선 여성공무원 등이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이에 청주도시공원지키기시민대책위원회 등이 17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젠더폭력과 직권 남용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여성 공무원들은 더 이상 ‘가짜 뉴스’에 휘둘리지 말자며 자청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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