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전반에 만연한 보신주의 자초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 한범덕 청주시장의 인사스타일이 많은 시민들을 한숨짓게 하고 있다.

취임초기부터 능력위주로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연공서열에 의한 평이한 인사가 반복되면서 조직에 활력이 떨어지고 일손 놓는 공직사회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사에는 연공서열과 더불어 자질과 능력이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인물을 나이와 경력에 관계없이 상위계급으로 승진시키거나 보직하는 발탁인사가 적절히 스며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측근 챙기기 위한 인사' 말고는 대부분 예상을 빗겨가지 않으면서 청주시 공직사회 전반에 '보신주의'가 만연하고 있다.

능력 있는 사람을 선발해 주변에 두는 것을 진현(進賢)이라 한다.

이웃나라 중국 역사만 보더라도 어질고 능력 있는 사람을 끌어 올려 나라를 부강하게 만든 사례는 흔하게 찾아 볼 수 있다.

다만 발탁인사는 조직의 침체를 해소시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정치적 요인이나 정실주의에 의해 특정대상자를 배려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하지만 자치단체장이라면 가장 큰 무기인 인사권 행사를 통해 장점은 부각시키고 부작용은 사전에 충분히 차단할 수 있다.

그 실례가 3선의 이시종 충북도지사다.

그는 연공서열을 기본으로 일하는 공직사회 구현을 위해 근무평정 순위에 관계없이 능력 있는 직원을 발탁하면서 고참 공무원들에게는 경각심을, 하위직 공무원들에게는 희망을 불어 넣고 있다.

이 결과 충북도청은 배수에만 들면 누구나 승진할 수 있고 또 승진에서 배제될 수 도 있다는 인사 전통이 생기면서 시쳇말로 행정이 '팡팡' 돌아가고 있다.

특히 권위주의를 철저하게 지양하고 있는 이 지사지만 능력을 인정받아 발탁된 참모들이 도정 전반에서 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면서 보기 좋은 권위의 선례를 만들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9일 발표한 올 상반기( 1~6월) 민선 7기 시·도지사의 직무 수행도를 조사(시·도별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1.3~5.5%p)에서 이 지사는 61%를 기록하며 첫 60%대에 진입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0%대 중·후반 머물렀던 이 지사는 리얼미터가 지난달 말 조사한 결과에서도 김영록 전남지사와 이용섭 광주시장에 이어 3위를 기록하며 도정을 이끌고 있다.

반면 청주시는 도시공원 민간개발에 따른 찬·반 논리가 시정 전반에 영향을 끼치면서 행정 마비란 말까지 나오고 있지만 관련 부서장과 직원들만 애간장을 태울 뿐 누구 하나 나서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시장이 간부회의 등을 통해 대시민 홍보활동을 강화할 것을 주문한 후에야 그것도 움직이는 시늉만 낼 뿐이다.

참모가 없는 장은 힘들고 외로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책임도 모두 자신의 몫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십분 행사하지 못해 일어나는 여러 부작용을 누구에게 하소연 할 수 있겠는가.

공직사회가 활기차야 지역이 발전되고, 지역이 발전돼야 시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3~5급 간부급 공무원 인사만이라도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파격적 발탁인사를 단행해 "때 되면 저 자리는 내 꺼'라는 공식을 하루 빨리 깨야만 어두운 청주시 미래에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다. 한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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