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륙 지진 중 최대 규모…전날 2.0 지진 이어 두 번째
충북 100건 등 전국 280여건 감지신고…“피해 신고는 없어”

기상청은 21일 오전 11시 4분 18초 경북 상주시 북북서쪽 11㎞ 지역에서 규모 3.9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북위 36.50도, 동경 128.10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14㎞이다.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꽝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눈앞이 흔들거리더라고요.”

21일 오전 경북 상주에서 발생한 규모 3.9 지진으로 충청권 등 전국 내륙의 시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분 18초 경북 상주시 북북서쪽 11㎞ 지역에서 규모 3.9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6.50도, 동경 128.10도이며, 지진발생 깊이는 141㎞다.

이번 지진은 지난 4월 19일 강원 동해 앞바다에서 일어난 규모 4.3 지진, 그보다 앞선 2월 10일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일어난 규모 4.1 지진에 이어 올해 들어 발생한 지진 가운데 세 번째로 크고,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는 규모가 가장 크다. 진앙 부근인 경북과 충북에선 계기진도 4(Ⅳ), 대전·세종·전북은 진도 3(Ⅲ), 강원·경기·경남·대구·충남은 진도 2(Ⅱ)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 분석관은 “단층 움직임으로 발생한 지진”이라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진동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행정안전부에 지진 피해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으나 지진 발생 직후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는 잇따랐다.

청주시민 김모(55)씨는 “10층에 위치한 청주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중 갑자기 3~4차례 심하게 흔들리는 진동을 느꼈다”며 “직후 상주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기상청 긴급 재난문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청주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박모(22)씨도 “‘우르릉’ 거리는 소리와 함께 몸이 흔들렸다”며 “참석자들이 ‘지진이 발생한 것 아니냐’고 웅성거리는데 재난 문자가 왔다”고 말했다.

상주와 인접한 괴산, 청주는 물론, 대전 등에서 지진을 느낀 시민들은 곧바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지진을 감지했다는 글을 올리며 지진 공포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까지 소방당국 등에 접수된 지진 유감신고는 총 279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충북이 100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전 47건,경북 35건, 세종 30건, 경기 23건, 서울 7건 등이다.

규모 3.9는 많은 사람은 지진이라고 인식하지 못하지만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은 뚜렷이 느낄 수 있다. 밤에는 일부 사람들이 잠을 깨며 그릇, 창문, 문 등이 소리를 내며, 벽이 갈라지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정지하고 있는 차는 트럭이 지나가는 것과 같은 진동을 감지한다.

이번 지진은 지난 4월 19일 강원 동해 앞바다에서 일어난 규모 4.3 지진, 그보다 앞선 2월 10일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일어난 규모 4.1 지진에 이어 올해 들어 발생한 지진 가운데 세 번째로 크고,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앞서 하루 전인 20일 새벽 0시 38분에도 경북 상주시 남서쪽 11㎞ 지역에서 규모 2.0의 (무감)지진이 일어났다. 이 지진이 21일 지진의 ‘본진’인지, 더 큰 지진의 ‘전진’인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틀 연속 내륙 한 가운데에서 지진이 나면서 더 큰 지진이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도근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