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진천군과 투자협약
신한은행, 약속 깨고도 “…”
“공식적인 사과 있어야” 반발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속보=전국 최대 규모의 신한은행 진천연수원 건립사업이 8년 만에 물거품이 되면서 투자협약을 맺었던 충북도와 진천군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에선 충북도민을 우롱한 신한은행의 행태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욱이 오랜 협의 끝에 연수원 공사참여를 약속받았던 도내 건설업계에서도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9일자 1면

송기섭 진천군수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금융기관이 도민과 군민들과의 약속을 아무렇지도 않게 파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를 대체하기 위해 근로복지공단 인재개발연수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2011년 9월 진천군 광혜원면 31만㎡의 부지에 3180억원을 투입해 연간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국 최대 규모 연수원을 짓겠다며 충북도, 진천군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진천의 한 주민는 “오래전부터 신한은행 진천연수원 건립 문제를 놓고 정치권과 지역경제 관련 단체가 한 목소리로 추진해 왔는데 갑자기 무산됐다는 뉴스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입장도 밝히지 않은 채 손바닥 뒤집듯이 약속을 저버리는 신한은행을 용서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 “은행내부에선 오래전부터 진천연수원건립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10년 가까이 아무것도 모른 채 헛된 희망만을 품고 살아온 우리들만 바보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충북건설업계에선 “그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연수원 건립공사에 30%에 이르는 우리지역 업체의 참여를 약속받았는데 하루아침에 닭 쫒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처량한 신세가 되고 말았다”며 “신한은행이 이렇게 정리할 것이라면 진작에 할 것이지 왜 지금까지 질질 끌어왔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하소연 했다.

청주의 한 시민은 “우리가 얼마나 우습게 보였으면 지역사회에 이렇게 큰 파장을 만들어 놓고서도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있겠느냐”며 “만약 연수원건립 무산에 대해 우리 지역과 도민들에게 공식적인 사과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신한은행과의 거래를 절대 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석준·진천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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