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공비 2억원 넘게 쓰고도 영수증은 없어…업무연관성 입증 못 해

(동양일보 임재업 기자) 택시·버스·화물차 등 자동차운수 관련 5개 연합회와 그 산하 공제조합이 예산을 주먹구구식으로 집행하고 채용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등 부실한 운영으로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

이들 단체 임원들은 해외연수를 핑계로 외유성 관광을 다녀오고 판공비를 쌈짓돈처럼 써오다 국토교통부 감사에 적발됐다.

직원 채용과정에서는 전문대 졸업자, 여성, 30대 이상 지원자 등을 부당하게 차별한 것이 드러났고, 임원 추천자를 특별채용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부적절한 채용 관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토부 감사담당관실은 최근 자동차운수 관련 5개 연합회와 산하 공제조합을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감사결과와 처분요구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수감 기관은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및 공제조합,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및 공제조합,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및 공제조합, 전국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및 공제조합,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및 공제조합 등이다.

감사 결과를 보면 먼저 임원 등의 부적절한 외유성 해외연수가 눈에 띈다.

택시연합회는 2017년 11월 임원 14명에 대한 중남미 해외산업 시찰을 하면서 예산 한도인 1억2천만원을 넘겨 2억원에 여행사와 계약을 맺은 것이 드러나 국토부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감사 결과 이들은 아예 시찰 계획도 세우지 않은 채 연수를 강행했고, 멕시코에서 선상 크루즈 여행을 하는 등 관광성 연수로 일정을 채운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택시조합연합회도 작년 3월 임원 15명이 홍콩·심천·마카오 해외연수를 다녀오면서 임의로 예산 5651만원을 집행했다가 지적을 받았다.

전세버스연합회는 2015년 11월∼2017년 6월 조합 이사장 등이 참여하는 해외연수를 진행하면서 해외연수에 참석하지 않은 이사장들에게도 해외연수비를 지급하는 등 총 3240만원을 부당하게 집행한 것으로 조사돼 국토부가 전액 회수할 것을 권고했다.'

택시연합회 공제조합 A 지부에서는 지부장이 2016년 3월부터 작년 6월까지 업무와 관련 없는 골프 비용으로 총 52회에 걸쳐 1346만원을 판공비로 부당하게 사용한 것이 드러났다.

또 이 지부장은 판공비·경조사비 명목으로 20회에 걸쳐 561만원을 현금으로 수령해 개인 목적으로 사용한 것이 적발됐다. 국토부는 총 1907만원에 대한 회수 조치 및 경고를 공제조합에 권고했다.

개인택시조합연합회 공제조합은 회장 활동비 명목으로 2016년 1월∼2017년 6월 총 74회에 걸쳐 8059만원을 회장에게 지급하면서 사용처에 대한 증빙서류를 제출받지 않아 업무와 연관성을 입증하지 못해 지적을 받았다.

이 공제조합은 또 법인카드로 7회에 걸쳐 1천420만원어치 백화점 상품권을 구매한 뒤 이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근거를 남기지 않아 주의·경고 조치를 받았다.

버스조합연합회 공제조합은 수당 중복 지급으로 지적을 받았다.

전세버스연합회는 작년 사고감소활동비로 예산 1억5600만원을 편성한 뒤 이 가운데 921만원을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사용처에 대한 증빙서류를 제출받지 않아 주의·시정·경고 조치됐다.

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역시 작년 1∼8월 판공비 2억2천634만원을 사용했지만, 이에 대한 증빙서류가 없었다.'

균등한 기회가 보장돼야 할 채용 과정에서도 이들 연합회·공제조합은 부실한 관리로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냈다.

택시조합연합회 공제조합은 2016년 10월 공채 서류전형 과정에서 고용정책기본법·내부 채용관리 규정 등을 어기고 남성, 4년제 대학 졸업자, 해당 지역 출신, 30세 이하에 해당하는 지원자만 합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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