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일 충북도 투자정책팀장

오병일 충북도 투자정책팀장

(동양일보) 15년 전 울산 태화강에서 열린 재충북향우회 체육대회를 가보니, 시군별 텐트가 3~5개 정도로 족히 2000여명이 모여 진한 고향의 정을 나누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한편으로는 왜 이리 많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예전에 충북에는 일자리가 없어 울산까지 갈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씁쓸했다.

그러나 요즘 기업체를 방문해 보면 충북에 일자리가 많이 생기면서 구미, 울산, 부산, 군산 등에서 역으로 올라온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고 있다. 이것이 일자리를 찾아 우리 지역으로 오는 일종의 ‘일자리노마드(일자리유목민)’라 하겠다.

일자리는 과연 어디서 나왔는가를 생각해 본다. 충북은 바다와 멀고 도내에 해양 관련 시설이 없다. 이로 인해 중후장대(重厚長大)산업인 화학단지, 조선소 등을 갖출 수 없는 여건이다. 그렇다고 수도권 인접지역이라는 혜택도 받지 못한 낙후 농업도(道)였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여건만을 탓한다면 어제나 오늘이나 똑 같은 삶이 되고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현실을 인정하고 우리의 지역의 장점을 살리는 방법은 경박단소(輕薄短小)형 기업을 유치하는 길이라 하겠다. 곳 의약, 바이오, 전자부품, 소재산업 등은 소형 이지만 부가가치가 큰 사업으로 우리 지역에 맞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투자유치로 인해 지난 4년간 충북의 고용률은 전국2위, 실업률은 전국평균 3.8%이나 충북도는 2.4%이며 고용보험피보험자수비율도 광역도 단위 1위를 달성했다.

이는 투자유치에 적극 나선 것이 결정적인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충북은 자원이 부족해 기업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것이다. 투자와 기업 유치가 경제성장을 이끌고 경제성장은 일자리 창출,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이다. 민선 5, 6기 동안 투자금액 약 63조원을 확보했고 7기 들어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올 2019년은 2분기까지 7조2557억원을 유치하므로 올 연간 목표인 10조원의 72.5%이다.

지난 6월 3일에는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2019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평가에서 충북도가 일자리정책 추진 부문과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 창출 우수사업 부문에서 각각 ‘종합대상(대통령상)’과 ‘우수상(장관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요즘 일본 무역보복 뉴스를 보면서 우리도의 반도체 최대기업인 SK하이닉스를 걱정 안 할 수가 없다. 지방소득세 납부액이 지난해 850억원 올해 1818억원으로 이는 2위 LG화학 140억원, 3위 LS산전 21억원, 4위 한국은행 20억원, 5위 유한양행 12억원 등 2위~5위 모두 합한 것보다 SK하이닉스가 높다.

충북지역에서 SK하이닉스 비중을 단적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으며 내년이 더욱 걱정스럽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충북도도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지난 7월 8일 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대응 기업인 간담회를 통하여 기업의 애로사항에 대해 행·재정적 지원 등 해결방안 등을 모색했다.

이번 사태 뒤엔 빨리빨리 성과지향주의로 인한 기다리지 못하는 조급증에 있는 기업뿐만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할 것이다. 기초과학의 발달은 원천 소재의 발전이 되고 이것을 우리의 제품으로 만든다면 일본의 수출규제도 거뜬히 헤쳐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늦었다고 행각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질 높은 교육, 산업체에서는 국산화율을 높이는 연구개발에 힘쓰고 이 모든 것을 참고 기다리는 국민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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