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 ‘한국화, 신와유기’ 오는 10월 13일까지

이이남 작 '박연폭포'
정재호 작 '청운동 기념비'
조평휘 작 '암산'
설박 작 '어떤 풍경'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직접 산수를 유람하는 듯 한국화의 아름다움에 빠져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대전시립미술관 기획전 ‘한국화, 신와유기’다. 전시는 오는 10월 13일까지.

조선시대 선비들은 집안에서 여행기를 읽거나 그림으로 그려진 명승지를 감상했는데, 이를 와유(臥遊·누워서 유람한다)라고 했다.

이번 전시는 ‘와유’라는 내면의 자유로움을 주제로 작가들이 재현한 산수풍경을 전시실에 펼쳐놓는다.

박승무·변관식·이상범·이응노·민경갑·이종상·조평휘·정명희 작가 등 모두 22명의 대표작 48점을 전시한다.

지필묵의 재료에 국한하지 않고 한국화의 정신성을 주목하며, 내면의 자유로움에 도달하는 데에 전시의 가치를 둔다. 한국화인 듯 아닌 듯 새로운 느낌을 주는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화의 거장이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역임한 고 민경갑 화백 유족이 기증한 대표작 20점 중, 2002년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전시됐던 ‘자연 속으로’도 볼 수 있다.

첫 번째 챕터에서는 우리가 사는 주변의 풍경들을 묶은 도시 산수를 선보인다. 신도시의 일상적 풍경에 비현실적인 요소들을 가미한 ‘어떤 장엄한 풍경’ 시리즈,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도시의 이면을 다룬 정재호 작가의 ‘아파트’ 시리즈 등을 소개한다.

두 번째 챕터는 전통적인 산수부터 현대의 산수까지 변관식, 이상범, 박승무, 이응노, 조평휘, 송수남으로 이어지는 한국 전통 산수화의 명맥을 확인할 수 있다.

전통 동양화에 수묵화의 미감을 조화시킨 설박 작가, ‘붉은 산수’로 잘 알려진 이세현 작가의 작품 등도 전시된다.

세 번째 챕터에서는 실험적 시도로 한국화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작가들을 소개한다. 이이남 작가는 원본의 회화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현대적이고 디지털적인 표현으로 새로운 회화를 보여준다. 그는 겸재 정선의 ‘박연폭포’를 디지털 이미지와 사운드로 재현했다.

네 번째 챕터에서는 젊은 작가들이 전통적인 소재들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조합해내는지를 보여준다. 김은형 작가는 선지에 먹을 사용해 과거와 미래의 이미지를 섞은 작업을 보여준다. 유승호 작가의 ‘문자 산수’도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 관계자는 “전시 제목처럼 관람객들이 전시실에 펼쳐진 자연을 거닐며 직접 산수를 유람하는 듯이 한국화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래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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