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과실치사 혐의 입건 “경찰, 나만 피의자로 지목…억울해”
부실·불법수사 조사 요청…경찰청장 “수사로 진상 밝혀질 것”

24일 오후 청주 상당경찰서에서 고유정의 현 남편 A씨가 ‘의붓아들 의문사’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진술녹화실로 향하고 있다.
고유정의 현남편 A(37)씨가 아들 의문사 사건과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청원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구속기소)의 현남편 A(37)씨가 아들의 의문사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부실·불법 수사의혹을 주장하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수사로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고유정 의뭇아들 사망 관련 청주상당경찰서의 부실·불법 수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 그리고 이에 대한 민갑룡 경찰청장의 답변을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자신을 숨진 아들의 친아버지라고 밝힌 A씨는 “아들을 실수로 죽게 한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는데 억울하고 또 억울하다. 분해서 견딜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경찰이 고유정의 말만 믿고 제가 잠을 자다가 잠버릇으로 아들을 눌러 질식시켜 숨지게 했을 가능성만 고수하고 있다”며 “경찰이 자신들의 부실수사를 덮기 위해 죄 없는 사람을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가장 분통이 터지는 것은 경찰이 처음부터 저만을 피의자로 지목했다는 것”이라며 “설령 의심을 받아야 한다면 최소한 고유정과 동등한 피의자로 고려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사실상 고유정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경찰의 모습을 보고 너무나 억울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민갑룡 경찰청장은 부실·불법수사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책임 있는 자들을 엄중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에는 이날 오후 6시 30분 기준 1만9000여명이 동의했다. A씨는 전날에도 자동차 온라인 모임 게시판에도 비슷한 글을 올렸다.

고유정의 의붓아들 B(4)군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 10분께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군이 사망할 당시 집에는 고씨 부부 뿐이었다. 당시 B군은 친부인 A씨와 한방에서 잠을 잤고, 고씨는 다른 방에서 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군이 엎드린 상태에서 10분 이상 몸 전체에 강한 압력을 받아 질식사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립수사과학연구원 부검결과 등을 통해 고씨와 현남편 A씨를 모두 용의 선상에 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와 관련해 “수사가 가장 강력한 진상확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민 청장은 “(사건 당사자들이) 이런 저런 문제를 얘기하는데, 수사를 통해 밝혀나가야 할 사안”이라며 “수사결과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건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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