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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 일본 대장경을 탐하다
풍향계 / 일본 대장경을 탐하다
  • 동양일보
  • 승인 2019.07.2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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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시인
이석우 시인

(동양일보) 대장경은 불교 경전을 집대성한 것이다. 고려의 초조대장경은 1011년(현종2) 불심으로 나라의 안전을 꾀하려는 생각에서 조판이 시작되었다. 세 개의 장으로 나누어 부처가 설한 근본 교리인 경, 교단의 윤리와 생활규범인 율, 그리고 경과 율을 해석한 논을 그 구성의 기본 갈래로 삼았다. 조각공들은 70년이 넘도록 피멍든 손 끝에서 칼을 떼어내지 못하였다. 초조대장경은 완각 후, 대구 팔공산 부인사로 옮기게 되는데 1231년(고종18) 몽골의 침입으로 원판목이 불타 사라지고 말았다. 단지 그 인쇄본이 국내에 300권 정도 남아있고, 대마도에 600권 그리고 교토의 남선사에 1,715권이 소장되어 있다.

13세기 중엽 고려는 강화도로 수도를 옮겨 몽고군의 침입을 피하고 있었다. 왕은 불교의 힘으로 국난을 극복하기 위하여 1236년(고종23) 강화도 선원사와 진주「간경도감」을 설치하고 대장경의 판각을 독려하였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발명은 불교 경전을 제작해왔던 목판 인쇄에서 그 기술의 원천을 찾을 수 있다.

현재 합천 해인사에 보관된 팔만대장경은 국보 제32호로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판각을 시작한 지 15년만인 1251년(고종 38)에 완성했다. 150만 명이 글자에 목숨을 걸고 매달렸다. 경판 8만 1258판에 8만 4천 개의 법문을 실어 팔만대장경이라고 부른다. 주로 산벚나무를 사용하였고 옷칠을 하여 벌레 침투를 막았다. 양쪽에 편목을 끼워 붙이고 직사각형의 구리 띠를 둘러 판목의 뒤틀림을 방지하고 바람의 원활한 공급을 도왔다. 장경각의 담장 안으로는 낙엽 한 장 떨어지지 않게 하고, 새 한 마리 날아들지 못하게 하였다. 칠백 년을 훨씬 넘겼으나 경판에는 먼지 하나 끼지 않는 경이로움이 세계 최고 인쇄의 기술 원천과 함께 그곳에 있다.

일본의 왕들은 세종대왕 재위 32년 동안 대장경 구걸을 위해 여덟 차례나 사신을 파견한다. 1423년 세종실록 12월 25일 기록에는 일본 국왕이 사절단을 파견해 해인사 고려대장경판을 요청했다는 내용이 있다. 하나밖에 없는 원판을 달라다니 그 뻔뻔한 욕심은 이해하기 어렵다. 세종이 대장경판은 한 벌에 불과해 응할 수 없고 대신 밀교대장경판, 주화엄경판을 주겠다고 하였다.

사신 규주와 볍령은 경판을 구할 수 없게 되자 단식에 들며 말하기를 “우리들이 온 것은 오로지 대장경판을 구하려는 것이다. 처음 올 때 왕께 아뢰기를 ‘만일 경판을 받들고 올 수 없을 때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하였다. 이제 얻지 못하고 돌아가면 반드시 말대로 실천하지 못한 죄를 받을 것이니, 차라리 먹지 않고 죽을 수밖에 없다.” 하였다. 단식 5일에 결국 세종은 금자(金子)로 쓴 화엄경 1부를 추가하여 돌려보냈다.

대마도주는 왜구들을 단속하고, 피랍자들을 송환하겠다는 조건으로 대장경 사급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대마도 장송사가 소장의 초조판은 나가사키현이 1985년 문화재로 지정하였으며 세로 26.7cm, 가로 10.11cm 크기 판으로 1행에 14자, 1장에 25행, 1면 6행이 인쇄돼 있다.

대마도 금강원은 1238년 인쇄된 재조대장경(대반야경) 333권이 있다. 이 대장경 오서(奧書/사본 등의 말미에 베낀 사람의 이름, 제작일자, 제작경위 등을 적은 글)에 고려의 천화사에서 인쇄했다는 기록이 있다.

대마도 서복사가 소장했던 원판 대장경은 1277년부터 1290년 사이 중국 남산대보령사에서 인쇄한 것으로 대장경 오서에 고려 문하성 관리 조련(趙璉)이 주문해 인쇄했다는 기록이 있다.

대마도 안국사 초조대장경은 원래 경북 김해 근처 서백사에 있던 것이다. 오서에 의하면 김해의 허진수가 1046년 (정종12) 부모님 명복을 위해 공양한다는 기록이 있다.

일본의 고려 대장경은 대부분은 약탈에 의한 것이다. 왜구들이 다자이후(太宰府)에 헌납하거나, 거래한 결과물이 대부분인데 버젓이 일본의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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