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처음 열린 공주시 ‘고마나루 국악&재즈 페스티벌’이 막을 내렸다.

내둥 내리지 않던 비가 작심하고 콕 집어 쏟아진게 얄밉기는 했지만 정성껏 준비한 잔치를 막지는 못했다.

밴드와 보컬·댄스까지 8팀이 자웅을 겨룬 축제 마지막 날. 습기로 푹푹 찌던 무더위마저 날려준 청소년 음악잔치 ‘영 페스타’는 이번 행사의 백미였다.

특목고 간다고, SKY 진학할거라고 샌님처럼 공부만 하는 아이들인줄 알았던게 미안할 정도였다.

전설의 기타리스트 게리 무어가 울고 갈 명주(明奏)에 시민들은 환호했고, 리듬에 몸을 맡긴 드러머의 스틱에서는 비틀즈의 링고스타가 빙의돼 보였다.

시민들의 눈을 호강시켜준 댄스팀의 칼 군무는 요물처럼 예뻤다. TV에서만 보던 ‘나가수’와 ‘복면가왕’을 눈앞에서 영접하게 해준 여고생의 열창은 전율 그 자체였다. 학생들은 정말 ‘잘 놀았다.’

넋을 놓고 바라보던 공주시 심규덕·박승구 국장은 “젊음이 부럽다, 끼를 마음껏 발산하는 모습이 아름답다”며 광대승천 미소로 화답했다.

아이들은 ‘꿈을 밀고 나가는 힘은 두뇌가 아니라 열정’이라는 도스트예프스키의 말이 명언임을 입증해 주었다. 분위기에 취해 시간 가는 줄 모르던 부모 관객들은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이들의 모습에서 세대간의 갈등도 잊었으리라.

젊음은 벡터(vector)다.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변화하려는 방향성이 클수록 창의성도 커진다. 그 젊음이 '끼'다.

이날 영 페스타의 아이들이 관객들 심장에 꽂아 준 끼는 쫄깃한 감동이었고 ‘행복 도파민’이었다. 시민들은 영혼마저 자유케 해준 무대의 아이들을 기억하며 내년을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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