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사업 예산 삭감...폭염에 물놀이장 기대한 시민들 '아쉬움'

세종시청 광장을 물놀이장으로 조성하겠다는 이춘희 세종시장의 공약이 예산삭감에 물거품이 됐다. 사진은 30일 세종시청 광장 근처 그늘막에서 잠시 더위를 피하고 있는 한 어머니와 아이들의 모습.

(동양일보 신서희 기자) 이춘희 시장의 5번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세종)이 사라졌다.

세종시청 광장을 계절별로 어린이 물놀이장과 스케이트장으로 조성하겠다는 이색공약이 예산삭감이라는 암초를 만났기 때문이다.

30일 세종시 등에 따르면 부산.울산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광역권 지자체 광장에서는 물놀이터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시는 용인시를 벤치마킹해 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올 여름 한달여 동안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세종시의회에서 물놀이장 2억여원 뿐 아니라 겨울철 스케이트장 운영 5억여원까지 예산이 삭감됨에 따라 시청광장을 레저공간으로 시민들이 이용하기는 어려워 졌다.

시민 김모씨(38.세종시 소담동)는 "겨울에 스케이트 장이 운영됐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당연히 물놀이장이 개장될 줄 알고 시청광장을 찾았는데 헛수고 였다"며 "소소한 공약에도 시민들은 관심을 갖기 마련인데 시청광장 개방에 대한 상징성 등 긍정의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는 사업이 물건너 갔다고 하니까 아쉬운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임모씨(42)는 "수변공원에 있는 분수시설은 밤 8시부터 30분간만 운영돼서 한낮무더위를 식혀주지 못하고 차량없이는 호수공원이나 고복수영장은 가지도 못한다"며 "장마 이후 시작된 펄펄끓는 무더위를 이겨낼 장소로 집근처 시청광장에 개장될 물놀이장을 생각했는데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 관계자는 "공약의 취지를 봤을 때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좋겠지만 광장에 주차타워나 다른 시설 설치 계획이 나오고 있는 등 부지확보 문제, 예산문제가 많이 걸려있다"며 "내년도 장기미집행 사업이 이월제로 인해서 폐지되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보니 일회성사업인데 이렇게 투자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으로 물놀이장은 본예산에 반영이 안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님 공약사항이고 다른 지자체도 다 운영을 하고 계획하고 있는 시점에서 세종시만 간과해서 생각하면 안될 것 같다"며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세종시시설관리사업소에서 운영하는 물놀이장은 고복자연야외수영장, 세종호수공원 물놀이섬, 등 3곳이다.

지난해 12월 개장해 2월 17일 폐장한 세종시청광장 야외스케이트장에는 시민 4만2900명이 방문해 하루평균 850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운영종료 시점 일주일 앞두고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70%이상이 재방문 의사를 냈다.

세종 신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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