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공·기동부대 등 군·관 500여명 동원…수색견 대거 투입
심리분석가·정신과전문의 조양 행동패턴·이동경로 등 분석
장기화에 범죄가능성 커져…경찰, 차량 추적 등 수사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 일대에서 육군 37사단 장병들이 7월 23일 실종된 조은누리(14)양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가족과 함께 산책에 나섰다가 청주의 한 야산에서 실종된 조은누리(14)양을 찾기 위한 군·경·소방 합동수색이 9일째 이어지고 있으나 조양의 흔적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조양 실종이 장기화되면서 범죄 연루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3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육군 37사단 장병과 특공·기동부대 등 군장병 400여명, 경찰 70명, 소방 25명, 충북도·청주시 공무원 25명 등 520여명이 조양이 실종된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다른 지역 경찰 수색견(과학수사체취증거견)이 추가 투입되는 등 군·경·소방 수색견 14마리가 투입됐으며, 경찰 드론수색팀, 육군·지자체 보유 드론도 공중 수색을 이어갔다.

수색범위는 조양 일행이 23일 등산하려 했던 가덕면 생수공장~무심천 발원지 1.2㎞ 구간 인근 야산과 계곡, 저수지 일대다. 조양은 약 520m 정도를 오르던 중 ‘벌레가 많아 더는 못가겠다’며 혼자서 내려간 뒤 사라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조양의 흔적이나 실종 장소를 빠져나간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예초작업 등과 병행해 등산로(임도) 일대를 집중 수색하고 있다.

이날 실종현장에서 충북대 정신의학과 교수, 조양의 특수학급 담임교사, 심리 상담교사와 함께 조양의 행동패턴과 추정 이동경로를 분석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적장애 2급으로 자폐증상이 있는 조양의 평소 행동 패턴을 잘 아는 담임교사와 관련 전문가를 섭외해 수색전반에 대한 의견을 들었고, 이를 토대로 향후 집중 수색지역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양의 실종이 장기화되면서 범죄 연루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군·경·소방 합동으로 인근 지역을 20회 이상 뒤졌으나 조양의 소지품 등 변변한 흔적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조양은 한 가지에 오랜 시간 집중을 잘하고 낯선 환경에서 돌아다니더라도 특정 지역을 잘 벗어나지 않는 성향이 있다고 가족은 전했다. 조양이 이미 수차례 내암리 일대 계곡 등을 찾은 적이 있어 길을 잃을 가능성이 적다는 설명도 있었다.

경찰은 관할 상당경찰서는 물론 충북경찰청 광역수사대·마약수사대 등 형사 40여명을 동원해 인근 CC(폐쇄회로)TV를 분석하고 차량을 추적해 블랙박스를 확인하고 있다. 조양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 이후 3시간 동안 무심천 발원지 초입 생수공장 인근을 지나간 차량은 50여대로 조사됐다. 범죄 의심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 112로 조양 관련 제보 10여건이 접수됐으나 조양과 관련된 직접적인 내용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다른 시간대 이 일대를 지나간 차량 등으로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실족 등 단순 실종과 범죄 연루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양은 23일 오전 10시 30분께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 인근에서 어머니 등과 함께 산책 중 실종됐다. 휴대전화는 없었다. 경찰은 조양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24일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지적장애 2급인 조양은 실종 당시 회색 상의와 검정색 반바지 차림이었다. 회색 아쿠아샌들을 신고, 파란색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다. 키는 151㎝, 몸무게 50㎏ 정도로 갸름한 얼굴에 보통체격이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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