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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주장/ 상산고 사태, 본질은 고교체제 개편이다
오늘의주장/ 상산고 사태, 본질은 고교체제 개편이다
  • 동양일보
  • 승인 2019.08.0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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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교육부가 지난달 전북교육청이 내린 상산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에 '부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에 상산고는 '원조 자사고'로 불리는 민족사관고, 하나고와 함께 앞으로 5년간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교육부의 부동의 결정으로 자사고 존폐 논란은 가라앉기는커녕 찬반 대립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교육부는 부동의 결정 이유에 대해 "전북교육청이 평가지표에서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 설명을 액면 그대로 믿기보다 정치권과 지역 여론을 의식한 결정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지난 총선 때 전주지역 의석을 모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에 내줬던 더불어민주당이 반대 여론이 상당한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상산고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자사고 폐지'는 이행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진보 성향 교육계 단체들은 "현 정부의 고교체제개편 약속은 휴짓조각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 공교육 혁신을 위해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등 단계적 고교체제개편을 국정과제로 정하고 3단계 로드맵을 내놓은 바 있다. 1단계(2017~2019년) 자사고·외고·국제고와 일반고의 신입생 동시 선발 및 중복지원 금지. 2단계(2018~2020년) 운영평가의 기준점수를 밑도는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3단계(2020년 이후) 고교체제개편이 그것이다. 현행 로드맵은 단계마다 암초를 만난 격이다. 고입제도를 개선하려는 1단계부터 삐걱거렸다. 헌법재판소가 자사고와 일반고 중복지원 금지는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자사고의 우수 학생 선점을 막아보려던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다. 2단계에서도 교육부가 상산고의 자사고 지위를 허용하면서 일반고 전환 계획이 차질을 빚는 결과를 초래했다. 로드맵 마지막 3단계인 고교체제개편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개편 논의 주체인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이 아직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고교 교육정책이 성공을 거두려면 교육부는 '고교체제개편 3단계 로드맵'을 보완해야 한다. '고입 제도 개선, 단계적 일반고 전환, 고교체제개편'이라는 큰 그림이 제 궤도에 오르려면 로드맵을 수정·보강할 필요가 있다. 자사고라는 학교 형태의 존속 여부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5년마다 이뤄지므로 올해 재지정 평가를 통과한 고교는 2024년까지, 내년에 평가를 통과한 학교는 2025년까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한다. 대학 입시 제도 자체를 2025학년도에 맞춰 고쳐야 한다는 지적도 교육부는 귀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열과 다양한 교육수요를 담아내기 위한 고교체제개편 논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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