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연 청주시복대2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윤소연 <청주시복대2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동양일보) “이번 주말엔 어디 가지?”

아이 키우는 부모들의 대화의 시작과 끝이다. 솔로인들 다를까. ‘회사 말고’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은 넘쳐 난다.

직장인이라면 야근을 밥 먹듯 하던 부모님 세대가 지나가고 있다. 워라밸(Work-life balance) 세대. 일과 자기 자신, 여가, 자기 성장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며, ‘칼 퇴근’과 사생활을 중시하고 취직을 ‘퇴직 준비’와 동일시하는 경향을 보이는 세대, “직장이 나의 전부가 될 수 없다”라고 외치는 새로운 세대들이 나타났다.

‘일과 삶의 균형’이란 표현이 처음 나온 것은 1970년대 후반 영국에서다. 50년이나 된 이 ‘워라밸’에 지금 현재 우리가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은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069시간이라고 한다. 예전의 우리 사회에서는 개인의 취미생활도 여가시간도 모두 퇴직 후로 연기하고 직장 또는 일에만 몰두하던 직장인들이 대부분이었다. 퇴근 후에도 잔업 또는 회식이 당연한 사회였다. 직장인들은 일 아닌 다른 곳에 눈 돌릴 여유도 열정도 없었다.

우리나라는 ‘장시간, 저임금, 고노동’으로 더 이상의 고도성장이 힘든 시기로 이미 접어들었다. 경제성장률은 제자리를 맴돌고, 긴 노동시간이 이를 해결해 주지 않을 거란 걸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잦은 야근, 높은 업무 강도로 인해 개인의 삶이 없어지기 쉬운 사회 속에서 일과 개인생활의 밸런스를 맞추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퇴근 후, 주말 업무를 당연시하던 사회 인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높은 연봉보다 개인의 시간, 삶을 더 중시하는 사람들이 더 늘고 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무너질 거라는 우려와 그에 따른 미래에 대한 불안감 역시 더 이상 ‘일’ 혹은 ‘직장’ 에만 ‘올인’ 할 수 없게 한다.

취직을 준비하고 있는 젊은 청년들도 직업을 선택할 때 연봉과 명예가 아닌 여가 시간을 우선으로 두는 경향이 예전보다 늘었다. ‘좋은 직장’의 조건에도 ‘워라밸’ 은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앞세워 기업 이미지를 홍보한다.

우리는 ‘적당히 벌어 잘 살기’를 희망한다. 여기서 ‘적당히’의 기준 역시 개인에 따라 다르다. ‘버는 것’보다 ‘잘 살기’에 더 우선순위를 두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과 개인적인 삶의 공존, 직장인이라면 피해 갈 수 없는 숙제다. 삶의 우선순위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자기 자신’을 중심에 두고, 자기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찾아야 할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든 욜로 족이든 혹은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도 좋다. 사회적 역할과 개인의 생활의 밸런스를 맞춰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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