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선 충북농업기술원 마늘연구소 육종재배팀장

이재선 충북농업기술원 마늘연구소 육종재배팀장

(동양일보) 마늘의 원산지는 현재까지 우즈베키스탄 주변의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고조선 시대 이전에 중국 북부의 유목민족을 통해 거쳐 전래됐다고 하니 그 역사는 매우 깊다.

전통적으로 마늘을 향신료 등 여러 음식의 재료로 사용해 즐겨 먹었던 민족과 먹지 않았던 민족이 뚜렷하게 구분돼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마늘에 함유된 우수한 기능성 물질의 역할이 밝혀져 마늘에 거부감을 느꼈던 국가도 건강식품으로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세계적으로 1인당 마늘 섭취량은 평균 0.8kg이지만 우리나라는 7kg 정도로 한국인들의 마늘 사랑은 세계 제일이라고 하겠다.

통계청에 의하면 국내 마늘의 재배면적은 2000년 4만4941ha에서 2018년 2만8351ha로 37%가 감소했다. 1980년대부터는 수확량이 토종보다 2~3배 많은 외국종인 남도마늘과 대서마늘의 재배가 확대되면서 한지형 토종 마늘의 재배면적은 1992년 1만6309ha에서 2018년 5387ha로 68%나 대폭 감소했다.

우리나라 토종 마늘은 오래전부터 단양종, 의성종과 서산종이 대표적이다. 토종 마늘은 쪽수가 4~8개이며, 외국종에 비하여 마늘향이 매우 좋고, 맵지만 단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김치를 담그면 숙성된 맛의 풍미가 수입 마늘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충북농업기술원 마늘연구소는 국내 토종마늘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토종마늘 우량종구 생산과 우량품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마늘연구소에서 개발한 국내 최초의 한지형 마늘 품종인‘단산’은 국내 한지형 재래종에서 우수한 개체를 선발한 품종이다. 기존 단양 재래종보다 수량성이 높고, 숙기도 6일 정도 빨라 뒷그루 작물을 앞당겨 재배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

2018년에는 단산마늘 종구는 35t 정도 보급되었다. 향후 한지형 마늘 재배지역을 중심으로 단산마늘의 재배면적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혼종된 지역별 토종마늘의 특성을 회복시켜 각 주산지별로 우량종구 보급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젠 토종마늘의 새로운 도약을 재배, 유통 및 가공 등 여러 과정에서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마늘연구소는 저비용 생력화 유기재배 기술을 확립하여 고품질 친환경 양념채소로 소비를 확대하고, 토종마늘의 기능성 물질 분석을 통한 약용마늘로 소비가 증가할 수 있도록 가공품 개발 등 다양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 민족과 오랫동안 함께한 토종마늘, 온 국민이 소중하게 인식하고 사랑받는 날이 지속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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