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경로·상황 등 묻는 말에 “기억나지 않는다”
경찰 “범죄 정황 없어”…추가조사 없이 수사종결

6일 민용기 충북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장이 6일 조은누리양 실종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청주의 한 야산에서 실종돼 11일 만에 극적으로 생환한 조은누리(14)양이 실종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조양 면담조사 결과 범죄 피해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충북경찰청은 6일 브리핑을 열어 “여성청소년계 여경 2명과 교사가 1시간 30분가량 조양을 면담 조사한 결과 실종기간 행적과 음식물 섭취 등 생존방법에 대한 제한적 정보를 얻었다”고 밝혔다.

조양은 면담조사에서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못하고 대부분 단답형으로 답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어떤 계기로 길을 잃었고, 어디로 이동했는지 등을 묻는 말에 대부분 “잘 모르겠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고, 산에서 어떻게 지냈는지를 묻는 말엔 “주로 잤다”고 했다. 물이나 음식을 먹었냐는 질문엔 “먹지 않았다”고 했다. ‘산에서 다른 사람이나 짐승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만난 적이 없다”고 했고, 수색대의 조양을 찾는 수색대의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경찰은 조양이 많이 이동하지 않았을 것으로 봤다. 조양은 활동량이 많지 않아 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고, 무의식적으로 장맛비 등을 통해 수분을 공급받으며 비교적 건강한 상태로 발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조양 면담과 최초 발견자인 박상진 원사의 진술 등을 종합해 실종기간 조양이 타인과 접촉하거나 납치·감금 등 범죄 연루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조양이 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직후 과학수색대와 함께 조양의 신체를 검사했을 때도 범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발견 장소에 대한 수색이 늦은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양의 평소 행동패턴과 가족의 요청 등을 근거로 실종지 주변을 집중 수색했다”며 “실종지점 인근을 먼저 철저히 수색한 뒤 회인면 방면으로 수색범위를 넓히게 됐다”고 해명했다. 조양이 발견된 보은군 회인면 신문리 일대로 수색이 확대된 것은 조양 발견 하루 전인 지난 1일부터다.

경찰은 조양의 실종이 범죄와 연관성이 없다고 보고 추가 조사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민용기 충북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장은 “국민의 응원에 힘입어 조양이 무사 귀가할 수 있게 됐다”며 “조양이 하루 빨리 심리적 안정을 찾아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나친 관심과 의혹 제기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 인근에서 실종된 조양은 11일 만인 지난 2일 오후 2시 40분께 최초 실종장소에서 직선거리로 1.7㎞ 떨어진 보은군 회인면 신문리 야산에서 군수색견에 의해 발견됐다. 충북대병원에 입원 중인 조양은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으며, 빠르면 이번 주 퇴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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