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빗길 교통사고 4만1862건 발생 빗길 제동거리 평소의 1.6배…감속운전 필수

 
●2018년 충청권 강수일수·빗길교통사고 발생현황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장마는 끝났지만 올 여름 국지성 호우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빗길 교통사고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7일 도로교통공단 충북지부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안개·눈길·빗길과 관련한 전국 교통사고는 4만7012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89%(4만1862건)가 빗길 교통사고로 분석됐고, 눈길 사고는 9.3%(4359건), 안개 사고 1.7%(791건) 등의 순이었다.

특히 여름철 빗길 사고 비율이 높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빗길 교통사고는 1만4545건으로 전년(1만1019건) 대비 32% 증가했다. 사망자도 전년(278명)보다 25.9% 늘어난 350명이었다.

충청권의 강수일수 대비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충북이 6.5건으로 가장 많고, 충남 6건, 대전 5.1건, 세종 0.5건 등이다. 사망자 수는 충남이 0.33명으로 전국에서도 높은 축에 들었고, 충북 0.17명, 대전 0.08명, 세종 0.01명 등으로 집계됐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7,8월 전체 교통사고 중 빗길 사고 비율은 각각 11.4%, 10%로, 1월(2.6%), 2월(5%)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실제 지난 6월 7일 새벽 0시 15분께 제천시 송학면 느릅재 인근에서 A(43)씨가 몰던 쏘나타 택시가 빗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와 방호벽을 잇달아 들이받아 택시 뒷좌석에 타고 있던 B(60)씨가 숨졌다.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린 지난달 20일에는 보은 청주~상주고속도로에서 카캐리어(차량 운반용 화물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경차 4대가 도로에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빗길 교통사고가 위험한 것은 안개의 ‘시야장애’와 눈길 ‘미끄러움’이라는 사고위험요소를 모두 가졌기 때문이다.

교통안전공단의 자체 실험 결과 시속 50㎞로 주행 중 급제동을 할 경우 젖은 노면에서 제동에 필요한 거리가 마른 노면보다 최소 1.6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빗길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젖은 노면에서 제동거리가 평상 때보다 증가하는 특성을 고려해 20~50% 감속 운전해야 한다. 또 평소보다 가시거리가 떨어지기 때문에 차량 운행 전 등화장치 작동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보행자의 경우 운전자의 시야확보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되도록 밝은 옷을 입는 게 좋다.

이재훈 도로교통공단 충북도지부 지역본부장은 “8~9월은 태풍과 집중호우 등으로 빗길운전이 많은 계절”이라며 “빗길 차량 미끄러짐 원인과 대처요령을 충분히 살펴 안전운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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